김정은-푸틴 5시간 만남…우호 관계, 비핵화 공조 과시
첫 정상회담…푸틴, 건물 바깥까지 김정은 마중나와김정은 "조선반도 정세 공동 조정에 의미있는 대화"푸틴 "한반도 정세 긍정발전 위해 북-러 의견 교환"서로 장검 선물…전통적 우호·친분관계 재차 확인푸틴 "북한은 체제보장 원해…다자안보 체제 필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시5분)께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 30분 가량 먼저 극동연방대 S동 건물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도착하자 건물 입구까지 직접 마중을 나오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건물 입구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하며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위원장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밝게 웃으며 악수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회담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두 정상은 곧바로 시작된 단독·확대회담에서 양국 간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북러 간 신뢰에 기반해 비핵화 문제에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러가 "상호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해결법을 도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북한이 현재 북미 관계를 정화시키는 데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노력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오후 4시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3시5분)께 확대회담을 하며 다시 만났다. 회담 사이 휴식시간을 감안해도 단독회담은 1시간 이상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확대회담에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보좌관 등이,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배석했다. 두 정상은 확대회담에서도 비핵화 문제에서 북·러가 공감대를 이뤘음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도 "단독 회담에서 조선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반도 정세가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되기 위해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단독·확대회담은 오후 5시10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4시10분)께 마무리됐다. 두 정상은 이어 만찬을 가졌다. 만찬 자체는 짧았지만,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나란히 장검(긴 칼)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친선관계를 재차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검을 선물받자 악수를 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답례로 칼을 선물받자 "악의가 없다"는 의미라며 김 위원장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렸고, 김 위원장은 흡족한 듯 크게 웃어 보였다.
만찬과 연회를 마친 푸틴 대통령은 건물 바깥까지 김 위원장을 따라 나왔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오후 7시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6시5분)께 회담장을 떠났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회담 내용을 언론에 직접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행정부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다만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강조했다. 또 "6자회담 가동이 안 될 수도 있지만, 남한과 미국의 보장 매커니즘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북한에 있어선 다자안보와 같은 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가동을 통한 북·러 연대 강화를 시사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