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WTO서 격돌…"수출규제 철회하라" vs "안보조치" (종합)
백지아 대사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위협"이하라 대사 "안보상 우려 근거 수출관리"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가 "부당한 금수조치로 WTO규정에 근거가 없다"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금수조치가 아니라 안보상 필요한 조치이며, WTO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10일 NHK,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이날 새벽(현지시간 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당초 안건에 없었으나, 우리 정부가 8일 추가 의제로 상정하면서 논의가 이뤄졌다.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한국대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유에 대해 "'양국의 신뢰관계가 훼손됐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뢰가 저하됐기 때문에 수출규제를 할 수 있다는 WTO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의 조치는 WTO 가맹국이 지키려 노력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협한다", "한국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WTO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백 대사는 또 일본의 수출규제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일본이)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주장한 것과 반대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일본을 포함한 세계의 전자제품의 조달망을 혼란시킨다"고 지적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주제네바대표부 일본대표부 대사는 "이번 조치는 수출금지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일본의 안전보장상의 우려에 근거해 수출 관리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운용상의 재검토"라며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하라 대사는 이사회를 마친 후 기자단에 "일본은 이전에 한국에 대해 적용했던 간소화된 (무역) 규칙을 원래대로 되돌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협의에도 응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WTO는 분쟁처리소위원회(패널·1심) 설치 전에 우선 양국 간 협의를 통해 해결을 모색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은 제소를 전제로 한 한국과의 협의에는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