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영토 대장정②]평화·긴장 공존하는 동해 최북단 '고성 통일전망타워'
고성군, 북한과 맞닿아…'남북 분단'의 상징금강산부터 해금강까지…북측 전경 펼쳐져운행 멈춘 금강산 철로길…"통일되면 관광"'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 '교류의 장'으로
동해 최북단 '고성 통일전망타워'에 선 서미경(23)씨는 북쪽 전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얘기했다. 서씨는 "북한과 이만큼 가깝다는 게 신기하고 저멀리 바다가 펼쳐져있는 모습도 평화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7박8일 해양영토대장정에 나선 70여명의 학생들은 둘째날인 9일 통일전망타워에 오르기 위해 강원 고성군에 도착했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은 북한과 맞닿아 있어 남북 분단의 상징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에 있는 통일전망타워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먼저 현내면에 위치한 통일안보공원 출입신고소에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출입증을 받았다. 가는 길에 있는 제진검문소에 신고서를 제출해 출입증을 받으면 통과가 가능하다. 어느 지역보다 북한과 가까워 긴장감이 감돌지만 그만큼 평화와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는 도로 위 안내판 오른쪽 화살표 위에는 '금강산'이 적혀 있었고 '군작전차량 외 진입금지'라고 적힌 표지판 앞으로 군용차가 지나갔다. 현장을 방문한 이경일 고성군수는 "고성군은 바로 문앞이 북한이고 금강산도 보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대장정을 출발하는게 의미가 있다"며 격려했다. 배용현 한국해양재단 사업팀장은 "분단 상황에서는 북한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고성군은 동해 북방한계선 끝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아직 통일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해양영토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6.25 전쟁체험전시관부터 줄지어 고성 통일전망타워에 올랐다. 2층 전망대에 오르자 금강산 외금강 2000여 봉우리부터 해금강까지 북측 전경이 펼쳐졌다. 날씨가 좋은 덕분에 금강산 으뜸 봉우리인 신선대와 옥녀봉이 왼편으로 보였다. 곳곳에서 감탄이 들려왔다.
최광웅 고성 통일전망타워 해설사는 "금강산 철로는 2007년 5월17일 첫 운행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여러분들도 금강산 철로를 통해 관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망대 정면으로는 북한전망대인 351고지가 보였다. 6.25전쟁 당시 32번의 전투가 발생했고 2만여명이 죽어간 곳이다. 대학생 임세모(25)씨는 "군 복무를 할때 저쪽에서 총을 쏘거나 하면 다치는 사람도 있고 분위기도 살벌하다고 해서 이렇게 가깝다는 게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상천(24)씨도 "북한을 직접 바라보고 있자니 분단된 현실에 대한 슬픔이 느껴지고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면서 "통일은 지향해야하지만 경계도 늦추지 말아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은 통일전망타워에서 내려와 DMZ박물관을 둘러봤다. DMZ의 역사와 군사, 문화, 생태 등을 한자리에 모아 정리한 DMZ박물관은 2009년 8월14일 개관됐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이었지만 DMZ를 통해 통일 이야기를 새로이 써나가자는 목적으로 건립됐다. 김남균 학예연구팀장은 "남북한 문화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교류의 장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이희영(21)씨는 "우리 세대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문구의 삐라가 전시돼있어서 신기했다"며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장소에 오니까 분단현실이나 통일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진행하는 '제11회 해양영토대장정' 참가자들은 이날 고성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을 방문하고 나서 속초서 요트체험을 진행했다. 이어 강릉 3.1독립운동기념탑을 찾아 참배한 뒤 경포대에서 남항진에 이르는 관동별곡 800리길을 걸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