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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싸우는 사람과 결혼하라, 최유나 '우리 이만 헤어져요'

등록 2019-08-30 11:04:02   최종수정 2019-09-16 10: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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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그래도 이 일을 하면서 나중에 내 아이가 크면 한 가지 해주고 싶은 말은 생겼다. 바로 '잘 싸우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것. 안 싸우는 사람은 무조건 참기만 하는 사람이라 오히려 좋지 않다. 싸울 때 상대방에게 현명하게 주장을 전달하고 서로 원하는 것을 잘 조율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은 뭐든 잘 해낼 사람이다. 소송을 하면서도 자기 진심은 숨기고 괜한 기 싸움으로 논점을 흐리면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도 그걸 나쁜 방식으로 표출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결혼 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필요한지 자주 느낀다. 잘 싸우는 것, 정말 중요하다."

 최유나는 9년차 이혼 전문변호사로 1000건 이상의 소송을 진행했다. 간접경험을 통해 느낀 것을 공유하고 이혼 소송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를 시작했다. 결혼 생활 전후 나타나는 갈등 상황을 다루면서도 이혼 변호사로서 자기 생각을 담기 위해 애썼다.

김현원의 그림은 재미와 가독성을 배가한다. 기혼자뿐 아니라 미혼자에게 더 큰 공감을 얻었고, 1년도 안 돼 팔로워 수가 16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혼 사건 중에는 '막장 드라마'보다 심한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온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는 아름다운 사연, 양쪽의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사건도 많다. 학창 시절부터 변호사 초임 시절,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까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다소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고, 재치와 귀여운 그림을 곁들였다.

1장에서는 이혼 변호사가 된 계기와 변호사 된 직후의 시절을 다룬다. 2장에서는 결혼 전후 변호사 초창기 시절, 때로는 장기를 살려 의뢰인을 따뜻하게 위로하기도 하고 법정에서 투사처럼 맞서기도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장에선 이혼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마주한 각양각색 사연과 느낀 점들을 넣었다. 마지막 4장은 이혼, 결혼생활 관련 관련 성숙해진 시각을 담았다. 단행본은 원작보다 가독성을 높였다. 김 작가는 초기 20에피소드 모두 새로 그렸다. 최 변호사의 아버지, 결혼 및 출산, 부부 싸움 이야기 등 미공개 에피소드 5편과 깊은 속마음을 담은 에세이 17편도 추가했다.

최근에는 이혼 관련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줄었지만, 대놓고 말하기에는 금기시되는 주제 중 하나다. 최 변호사는 이 점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혼 관련 인식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인스타툰을 시작했다. "이혼 변호사는 이혼하지 말라고는 안 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여전히 서로 애정이 남아 있고 이혼에 확신이 없는 부부들의 이혼을 막았을 때 얼마나 큰 뿌듯함을 느끼는지 이야기한다. 물론 평생 집안에 헌신하면서도 자기 목소리라고는 내본 적 없는 이들에게 당당히 제 권리를 찾아주며 이혼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었을 때의 자부심도 있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배우자와 헤어졌을 때, 상처와 괴로움은 얼마나 클까.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혼이 인생에서 만난 가장 큰 고통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삶을 헤쳐 나가는 법을 알려준 의뢰인들이 내게 가장 큰 스승"이라고 말하는 까닭이다. 결혼과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348쪽, 1만3800원,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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