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질주는 역사가 된다…차범근 기록경신 임박
아직 이루지 모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복 역시 새 시즌 손흥민의 구상에 포함됐다. '월드 클래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손흥민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된다. ◇11만㎞ 날고도 거뜬했던 손흥민 손흥민이 유럽에 발을 내디딘 것은 만 18세이던 2010년이다. 그의 잠재력을 발견한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가 그에게 계약서를 내밀면서 지금의 손흥민이 탄생했다. 손흥민은 기대대로 착실히 성장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빠른 스피드와 양발 모두 수준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주무기로 능력을 입증했다.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을 거쳐 2015년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한 손흥민은 2018~2019시즌 EPL 최정상급 선수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수없이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손흥민은 위용을 잃지 않았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8~2019시즌 무려 78경기를 뛰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경기가 25번이나 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31경기를 소화했다. 12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컵 대회 4경기, FA컵 1경기, 클럽 친선전 5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동 거리는 무려 11만600㎞다. 러시아월드컵은 물론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하면서 예년에 비해 많은 경기에 나서야 했다. 국내 평가전 출전차 영국에서 한국으로 수차례 날아온 것도 장거리 비행에 영향을 끼쳤다. 혹사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바쁜 1년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겐 최고의 시즌이 됐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유럽 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상 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후보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손흥민은 “모두에게 엄청났던 시즌이자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면서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최고의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차붐 넘어 역사가 된다 손흥민의 새 시즌 출발은 동료들에 비해 조금 늦었다. 지난 시즌 막판 퇴장 여파로 손흥민은 초반 두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8월2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부터 힘을 보태기 시작한 손흥민은 복귀 세 번째 경기인 크리스탈 팰리스(9월14일)와의 5라운드에서 첫 득점포를 맛봤다. 전반 10분 센터백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패스를 절묘한 트래핑으로 잡아둔 뒤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발슛을 날려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23분에는 세르쥬 오리에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점프한 수비수가 시야를 가렸지만 손흥민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손흥민의 높은 골 결정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 멀티골로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의 아성에 바짝 접근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차 전 감독은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을 거치면서 121골을 퍼부었다.
◇월드컵 2차예선 출격, 올해도 바쁘다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손흥민은 새 시즌 역시 분주하게 보내야 한다. 부상만 없다면 손흥민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에 빠짐없이 차출될 공산이 크다. 이달 막을 올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내년 6월까지 진행된다. 유럽 시즌이 끝나는 시기와 비슷하다. 한국은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와 H조에 묶였다. 최종예선 진출을 위해서는 최소 조 2위를 차지해야 하는데, 전력상 한국은 무난히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현재 83회인 손흥민의 A매치 출장 기록은 2차 예선이 끝날 때쯤 90경기에 육박할 것이 확실시 된다.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조금이나마 더 나은 전력을 꾸리려는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 손흥민은 포기하기 어려운 카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