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엑소·워너원이라고 캐스팅?···오디션 치열한 군뮤지컬 '귀환'
온유·시우민·윤지성, 군복무 중인 톱아이돌 대거 캐스팅뮤지컬화 힘든 소재로, 넓힌 공연계 스펙트럼
'샤이니' 온유(30·이진기), 그룹 '엑소' 시우민(29·김민석), 그룹 '2AM' 조권(30), 그룹 '인피니트' 김성규(30)·이성열(28), 그룹 '워너원' 출신 윤지성(28), 그룹 '빅스' 엔(29·차학연), 아이돌계 어벤저스급 캐스팅이니 선발 과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군 복무 중인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는 육군 창작뮤지컬 '귀환'이 초연한다. 공연을 주최하는 육군본부와 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10월22일부터 12월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육군본부가 작년에 주최한 군(軍)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11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하자, 다시 선보이는 군 뮤지컬이다. 고은성(29), 이재균(29), 김민석(29) 등 군복무 중인 배우들도 나온다. 육군 소통과장인 심성율 대령은 24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귀환' 제작발표회에서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 각자 부대에서 다양한 역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때의 재능을 살려 군과 국민, 장정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간 군 뮤지컬에도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마인'에는 그룹 'HOT'의 강타와 양동근, '생명의 항해'에는 이준기와 주지훈, '프라미스'에는 지현우, 김무열, 그룹 '슈퍼주니어'의 이특, '신흥무관학교'에는 지창욱, 강하늘 등이 나왔다. 내로라하는 공연제작사도 해내기 힘든 스타급 캐스팅이 역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심 대령은 "전방에서 일반 복무하는 장병들보다, 더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고생을 해서 어떤 때는 마음이 짠하기도 해요.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 편한 것이 있느냐'라는 시선으로 봐 주셔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육군이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 역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제60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2000년 당시 DMZ에서 발생한 실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마인(MINE)'을 선보였다.
자칫 무거운 소재와 함께 군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로 '촌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5년 만인 작년에 제작한 '신흥무관학교' 역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들었다. '신흥무관학교' 제작사는 뮤지컬 '헤드윅'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으로 유명한 쇼노트였다. 이번 '귀환'을 제작하는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는 뮤지컬 '그날들', '모래시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창작뮤지컬의 산실로 통한다. 창작진 역시 화려하다. ‘신흥무관학교’의 용사들이 이번에 다시 뭉쳐 1년여의 창작 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내 마음의 풍금' '사춘기' '마마 돈 크라이' 등의 작가 이희준, 뮤지컬 '신과 함께' '무한동력', 연극 '알앤제이' 등의 연출가 김동연, '트레이스 유'의 작곡가 박정아다.
이런 창작진을 무기 삼아 기존 상업 뮤지컬에서 드문 군을 소재로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로 익숙한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1997)를 원작으로 한 '공동경비구역 JSA'을 비롯하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 군을 소재로 한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이 있었으나 남북 관계를 소재로 인간을 톺아본 측면이 크다. 군 뮤지컬은 대중이 알기 힘든 군 관련 역사적 소재를 좀 더 톺아본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존재인 신흥무관학교를 톺아봤다. '그날의 역사'가 부제인 '귀환'은 다섯 번째 군 뮤지컬로, 6·25 동란이 남긴 미수습 전사자의 유해 이야기다.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1만여위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만3000여위의 호국영웅들이 산야에 묻혀있다. 2000년 4월 6·25 5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육군에서 시작된 유해발굴은 2007년 유해발굴감식단을 창설, 국가사업이 됐다.
'귀환'은 6·25 참전용사 승호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해를 찾으러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던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평생을 바친 승호의 현재 그리고 6·25의 한가운데 소용돌이쳤던 과거가 교차된다. 승호 역을 맡은 온유는 최근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해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하는 안장식에 다녀오기도 했다. 온유는 "참석한 소회나 감상을 말하는 건 맞지 않는 일"이라면서 "엄숙한 장례식에서 한시라도 유해가 유족들의 품에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심 대령은 "육군이 이 작품을 만들면서 충분히 투자하지 못했어요. 26억원가량의 제작비가 들 것으로 보이는데 티켓 가격에서 충당해야 했죠. 하지만 과도하게 티켓값이 책정돼서는 안된다는 육군 측의 입장을 전달했고, 제작사 역시 이를 받아들여 가격이 과도하지 않도록 신경썼다"고 전했다. 한편 승호 역에 온유와 함께 시우민이 캐스팅됐다. 친구들의 경외 대상이었던 해일 역은 이재균, 엔이 나눠 맡는다. 승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진구는 김민석과 성열, 승호의 손자 현민은 조권, 고은성이 번갈아 연기한다. 유해발굴단으로 현민을 이끄는 우주 역에는 김성규, 윤지성살아남아 친구들의 유해를 찾아 평생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는 프로 배우 이정열, 김순택이 번갈아 연기한다. 30여명의 장병 배우들과 함께 이지숙, 최수진 등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