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공격경영②]글로벌 수소전도사…美·유럽서 수소 드라이브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수소 기술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구성된 최초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을 맡으며 수소경제사회 구현을 위한 세계적 차원의 국가·기업간 협력을 제안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각국 정상에게 수소차를 직접 소개하는 등 수소경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데도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는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자격으로 공식 연설을 갖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3800억원을 들여 연내 준공을 목표로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내 수소연료전지2공장을 짓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수소연료공장이 신축 기공식에서 2030년까지 국내에서 수소전기차를 연간 50만대 생산하고, 이와 별도로 연간 20만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일본 토요타에 밀렸던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의 전폭적 지원 하에 상황을 역전시키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투싼ix' 수소차 양산을 시작했지만 1년 늦게 출시된 일본 토요타에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현대차가 세계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하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올 상반기 넥쏘를 1948대 판매하며 미라이(1549대)를 앞질렀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상용차시장에 수소전기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미국 엔진·발전기업체 커민스와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관련 전체 사업 진행과 기술 개발 및 적용은 현대차가 담당하고, 생산은 세계 최초, 최대 규모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 일관 종합 생산체제를 구축한 현대모비스가 맡는다. 커민스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 배터리, 모터, 수소탱크, 인버터, 컨버터 등 전동화 부품 등을 추가로 장착할 예정이다. 1919년에 설립돼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커민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본사를 두고 디젤·천연가스 엔진, 전동화 파워트레인, 발전기 설계 및 제조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업체다. 지난해 기준 미국 버스용 엔진 시장 점유율 1위(95%), 미국 대형 트럭용 엔진 시장 점유율 1위(38%)를 차지하고 있다.
'H2E'는 수소 생산·공급 솔루션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소 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지속가능한 이동성 확보와 전국 수소 충전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지난해 5월 출범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의 사업개발·수행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오는 2025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공급한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스위스 지역의 다양한 대형 상용차 수요처에 현대차의 수소전기대형트럭을 공급하고, 향후 수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스위스를 넘어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인철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현대차 수소전기 대형트럭이 스위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차는 향후 유럽을 넘어 다양한 국가로의 친환경 상용차 진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