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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믿을수있나①] 대기업 위주로 편향…투자 심리와는 동떨어져

등록 2019-10-14 06:10:00   최종수정 2019-10-28 0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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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시장 관심은 RFHIC·네패스·에코마케팅·세경하이테크 등

같은 시기 증권사 리포트는 SBS·동성화인텍·종근당바이오 등에 집중돼

MSI 심리지수는 투자자 관심 종목이 어떤 추이를 보이는 지 확인 가능

시장 니즈와 동떨어진 리포트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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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1. 직장인 A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유망하다는 반도체 소재 부품 종목을 추천받아 투자를 결심했지만 선뜻 주식을 살 수가 없었다.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 등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를 검색해봤지만 찾은 리포트는 오래전에 작성돼 신뢰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 결국 투자를 포기했다.

 #2. 직장인 B씨는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리포트의 개선을 묻는 질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대한 리포트는 매수 일색으로 작성되지만 신뢰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이 말하는데…차라리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을 많이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발행되는 리포트가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보다 대형주 위주로 편향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소형 기업을 대상으로 한 리포트 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과 증권사 발행 리포트간 간극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단적인 예로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한일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중소형 종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음에도 관련 리포트 발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10월 들어서도 이런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증권사 리포트 중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종목 1위부터 10위 안에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종목이 다수 포함됐다.

RFHIC, 네패스, 에코마케팅, 세경하이테크, 올리패스, 에코프로비엠, 동진쎄미켐, 다산네트웍스, 동성화인텍, 레이 등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이며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및 관련장비, 통신장비, 전자장비 및 기기, 화학, 미디어, 의료장비 및 서비스 등이 1위부터 10위까지 에프앤가이드에서 높은 조회수를 보인 종목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들 기업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는 발행되지 않거나 발행이 됐더라도 극히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종목 중 가장 많은 리포트가 발행된 상위 10개 업체는 SBS(6개), 동성화인텍(5개), 종근당바이오(4개), 동화기업(4개), 롯데하이마트(4개), 뉴트리(3개), 에이에프더블류(3개), 도이치모터스(3개), 현대일렉트릭(3개), 상아프론테크(3개) 등으로 조사됐다.

즉 증권사들이 발행하고 있는 리포트가 투자자들의 관심과는 동떨어져 나오고 있어서 투자자들은 관심 종목에 대한 정보를 예전 리포트에서 찾고 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은 10월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투자자들의 10월 상위 검색 업체에는 국도화학, 지노믹트리, 램테크놀러지, 에스엠, 제이콘텐트리, 이녹스첨단소재, 한국콜마, 티웨이항공, 에코프로비엠, 한진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분야별로는 화학, 의료 장비 및 서비스, 반도체 및 관련장비, 미디어, 전자 장비 및 기기, 개인생활용품, 항공운수, 육상운수 등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증권사에서 발행한 리포트는 10월 들어서도 투자자의 관심과는 동떨어진 분야에서 다수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중소형 종목 중 가장 많은 리포트가 발행된 상위 10개 업체는 한진(4개), 한국콜마(4개), 이녹스첨단소재(3개), 효성화학(3개), LG상사(3개), 예스24(3개), 제이콘텐트리(2개), 풍산(2개), 효성티앤씨(2개), 에스엠(2개) 등이다.

한진, 한국콜마 등 2종목이 검색 상위 업체와 리포트 발행 개수 상위권에 공통적으로 들어있었지만 이마저도 리포트 개수가 4개 수준에 불과해 정확한 정보를 얻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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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뉴시스와 코스콤이 주요 상장기업 250곳에 대해 공동 분석해 산출해 낸 빅데이터 시장심리지수(MSI)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떤식으로 진행되는 지 확인 가능했다.

MSI는 총 7단계로 나뉜다. 1단계 '매우 나쁨', 2단계 '나쁨', 3단계 '약간 나쁨', 4단계 '보통', 5단계 '약간 좋음', 6단계 '좋음', 7단계 '매우 좋음' 등으로 분류된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 1일과 4일 MSI 7단계에 포함되며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7일 MSI 2단계로 낮아지며 투자자들의 부정적 관심을 많이 받았다. 

'오너 이슈' 영향으로 주가가 5년 전 수준으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시점에서 관심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도화학은 해외 사업 성장세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2일과 8일 MSI 지수 7단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4만4750원인 주가는 4만7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에스엠은 지난 2일 MSI 7단계에 이름을 올렸지만 4일 5단계로 떨어졌으며 7일과 8일에는 각각 3단계와 1단계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는 3만5250원에서 3만4300원으로 소폭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종목에 대한 리포트가 다수 발행되지 않는 이유는 대기업에 대한 편향적 리포트 발행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잘 모르는 중소기업을 탐방하고 자료를 모아서 어렵게 리포트를 작성해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기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작성하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가 많을 경우 코스닥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리포트가 현저하게 적은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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