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알리고, 숨은 보석도 찾은 정몽구배 대회
양궁 저변 확대·동기부여 위해 마련…우승 1억원 등 총상금 4억5000만원'애틀랜타올림픽 金 김경욱씨 친조카' 16세 여고생 김나리, 깜짝 우승도쿄올림픽 대비해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치러
세계랭킹 2위이자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우진(27·청주시청)과 여고생 김나리(16·여주여강고)가 각각 남녀부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했다. 대한양궁협회 주관 대회 랭킹포인트 고득점자 남녀 각 64명과 올해 국가대표와 상비군 남녀 각 12명 등 총 150명(남자 74명·여자 76명)이 출전했다. 남자부의 이우석, 이승신(이상 국군체육부대)은 세계군인선수권대회 출전으로 불참했다. 최고 궁사들이 총출동하는 대회 수준에 어울리게 권위와 상금도 최고였다. 우승자 외에 8위까지 상금을 받았다. 준우승이 5000만원을 받고 3위가 2500만원, 4위가 1500만원을 받았다. 5~8위 선수들에게는 800만원씩 주어졌다. 총 상금 규모는 약 4억5000만원이다. 김우진은 "상금이 크게 걸려 있는 대회인 만큼 양궁 선수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대회"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저변이 확대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양궁 저변 확대와 대중화를 위해 마련됐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 한복판에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양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지만 대중적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이 대회도 연장선에 있다. 그리고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 방점을 찍었다. 부산의 양궁 꿈나무들에게 '에스코트 키즈' 기회를 줬고, 체험장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선수와 지도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목적도 있다. 높은 상금과 더불어 선수 상금의 25%는 지도자에게 경기력 향상 연구비로 지급된다. 또 협회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내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세밀함을 더했다.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실제로 올림픽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흡사한 환경에 경기장을 설치했다. 사대 높이를 50㎝ 높이고,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 마련한 게 특징이다. 대회 동안 비가 많이 내리고, 돌풍이 심해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혜진(LH), 최미선(순천시청), 이승윤(서울시청)과 여자 세계랭킹 1위 강채영(현대모비스) 등 강자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지만 선수들은 명승부로 보답했다.
김나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경욱씨의 친조카이기도 하다. 김나리의 아버지가 김경욱씨의 오빠다. 김나리는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 최강이지만 비인기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양궁이라는 종목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배이자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오진혁(38·현대제철)과 준결승에서 좋은 승부를 펼친 김우진은 "숨어있는 보석을 찾을 수 있는 대회인 것 같다. 그만큼 다른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한국 양궁에 대해 '요즘 성적이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장영술 협회 부회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많은 관객들 앞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양궁 선수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해준 대회가 됐다"며 "대한민국 대표 양궁대회로 자리 잡은 만큼 지속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