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서울 주요대학 한정 정시확대 권고 당정청 협의"
"정시 확대 없다"던 교육부, 文연설에 부랴부랴 입장 바꿔학종 개선만으로 불공정 비판 여론 해소 어렵다 판단한 듯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대입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교육부는 곧바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특히 서울 소재 주요대학에 대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비율 확대를 권고하는 방안을 당정청 같은 의견으로 협의해왔다"고 한 줄짜리 입장을 냈다. 교육부가 지난 1일부터 학종 비중이 높고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 학생 선발 비율이 높은 13개 대학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인 '대입 공정성 제고방안'에 수능 비율 확대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13개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등 최상위 대학을 비롯해 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다. 교육부는 지난 30일 이들 대학에 공문을 보내 ▲고교 유형별 합격자 비율 ▲지역별 합격자 비율 ▲전형별 합격자 구성 ▲회피·제척 절차 준수 여부 등 고교등급제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19개 영역 32개 항목 자료를 받았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교육부와 더불어민주당 '교육공정성 강화 특별위원회'가 일찍이 정시 확대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 특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문 대통령의 대입제도 전반 재검토 지시 이후부터 지금껏 정시 확대 대신 수시모집 공정성 제고방안을 고수해왔다. 그는 지난달 4일 "정시와 수시 비율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미래 교육은 창의력, 문제해결력, 자기주도력 등에 집중될 텐데 오지선다형 수능은 이와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하루 전인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많은 국민들께서 수시보다는 수능 위주의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말한다"며 정시 확대를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하게 추진하겠다"며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해 채용실태 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진행해 공정채용과 채용비리 근절을 약속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