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햄버거병 논란? 사실 왜곡 많아" 맥도날드 김기화 상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맥도날드가 연락도 해온 적 없다고 하시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국맥도날드 김기화(47) 대외협력 담당 상무는 4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14층에 자리한 유한회사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나 이렇게 털어놨다.

최근 한국맥도날드가 ‘햄버거병 논란’에 또다시 휩싸였다.

2016년 9월 A양(당시 4세)이 경기 평택시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고기 버거'를 사먹은 뒤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에 걸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A양 측은 당시 '덜 익은 패티'를 발병 원인으로 지목해 2017년 7월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맥도날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해 2월 한국맥도날드를 불기소 처분했다.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임직원 3명은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를 했다. 다만 이 업체는 A양 사건과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맥도날드 햄버거병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한 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같은달 29일 재수사에 나섰다.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의 맥도날드 위생 문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김 상무는 인터뷰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일부 인물, 단체, 언론이 사실과 전혀 다른 문제를 제기해 회사는 물론 1만5000여 직원이 고통을 받는 상황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직원들이 회사 측에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 무시할 수는 없게 됐다"고 현재 심상찮은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김 상무는 햄버거병 발생 당시 커뮤니케이션 이사로서 언론 대응은 물론 A양 어머니 최씨와 대화를 맡았다. "제가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 담당 임원인 데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는 엄마여서 자연스럽게 일을 맡게 됐다."

같은 '아이 엄마'로서 다가가려 했지만, 마음뿐이었다. "당시 제가 제품 관련 임원과 함께 평택시 A양 집을 여러 번 찾아가 어머니를 만나려고 했으나 '만나고 싶지 않으니 공식 루트를 통해 연락하라'고 하셨다. 결국 한 번도 직접 뵙지 못했던 것이다."

김 상무는 "A양이 고통을 받는 데 안타까운 심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면서도 "그러나 3년 전 어린이와 가족이 받는 고통을 생각해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사실관계가 틀린 것이 마치 진실처럼 여겨지며 저희를 줄곧 괴롭혀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먼저 A양의 HUS 발병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희는 패티 여러 장을 위 210도, 아래 170도에 달하는 뜨거운 조리 기구로 한 번에 구워낸다. A양이 먹은 버거에 들어간 패티만 덜 익어 장 출혈성 대장균이 살아남거나 시가독소가 존재하는 일이 생길 수 없는 구조다. 더구나 당시 A양이 먹었던 버거의 패티가 덜 익은 상태였다면 직원이 빵에 올리기 위해 패티를 집게로 집어 올릴 때 부서지기 마련이다. 그런 패티로 버거를 만들 수 없다. 오히려 다른 원인으로 인한 발병을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김 상무는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A양 어머니는 해당 버거 패티가 소 살코기 외에 오염된 내장을 갈아 넣은 것이어서 문제가 생겼다고 사건 초반 터무니없이 주장했다. 그러나 그 패티 재료는 돼지고기여서 사실 관계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잠복기도 처음에는 1~2시간 만에 복통을 일으켰다고 하셨다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서 HUS는 어린이 포함 24시간 이상 잠복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잠복기가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자 이후 언론에는 이틀 만에 혈변을 봐 잠복기에 해당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잠복기를 판단하는 기준은 최초 증상이 얼마 만에 나왔냐는 것이고, 최초 증상은 반드시 혈변이 아니라 복통, 설사, 구토 등 최초로 나오는 증상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김 상무는 "이런 객관적인 사실들로 지난해 2월 서울지검은 저희(맥도날드)를 무혐의 처분했다. 장염 등 비슷한 증상을 주장한 어린이 4명(남매 포함) 사건도 역시 무혐의로 종결됐다. A양 어머니만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검찰에 항고, 서울고등법원에 재정 신청을 각각 제기했으나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4월 JTBC가 보도한 점장에 대한 허위 진술 요구 의혹은 무엇일까. 만일 그런 일로 인해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무혐의 처리하게 된 것은 아닐까.

김 상무는 "당시 A양 등 어린이 다섯 명 사건으로 이들이 각기 들렀던 우리 매장 전·현직 점장 네 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다"면서 "중요한 것은 해당 전직 점장은 A양이 갔던 평택시 매장 점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저희가 그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그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잘 모르는 분들은 그가 평택시 매장 점장이었던 것으로 착각해 저희를 오해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피해 보상 문제는 양측이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측 변호인 간 대화도 이어지고 있다. 저희 입장은 일관된다. '어린이에게 최고의 치료를 해 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자. 관련 비용은 책임 소재를 떠나 우리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임 소재 규명은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한 문제다. 더 나아가 1년 365일 아침부터 밤까지, 아니 24시간 내내 고객에게 행복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직원들의 자긍심이 걸린 문제기도 하다.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저희가 최근 맥도날드 주방 위생 문제를 고발한다며 사진을 시민단체, 방송사에 제보한 인물에 대해 수사 의뢰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자연스럽게 지난달 28일 JTBC 보도로 불거진 위생 논란으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해당 보도에서 JTBC는 맥도날드 직원의 제보라며 덜 익은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거미줄이 붙어있는 조리실 냉장고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 상무는 "만일 문제 있는 제품이 버젓이 제공돼 고객이 시민단체나 언론사에 제보한 것이라면 백번 저희가 잘못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제보자가 맥도날드 점장이나 매니저 등 직원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비위생적인 상태를 보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사진을 찍어두기에 바빴다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다"며 "특히 제보 사진 중에는 덜 익은 패티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있다. 이 사진이 마치 HUS 발생 원인을 방증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렇지만 이는 정상적인 온도 측정법과 다른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정상적인 직원이라면 덜 익은 패티를 발견한 경우 바로 버리지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끝으로 단호하게 밝혔다.

"내부고발자가 존중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조리 중에 찍은 것인지도 모를 사진, 일부러 주방 청소를 하지 않은 채 찍은 것인지도 모를 사진 등을 제보하는 것마저 내부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저뿐만 아니라 한국맥도날드 임원들, 1만5000명 직원이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더는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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