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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불공정하다더니 '빈손'…정시 확대 동력 약해지나

등록 2019-11-05 17: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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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조사 결과 부실한데 정시 확대 비율부터 확정키로

자사고·외고 등 2025년 일괄폐지 두고도 이해관계 첨예

강남·영재고 풍선효과에 부동산·사교육 시장 들썩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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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이연희 구무서 기자 = 교육부가 이른바 'SKY' 대학까지 포함해 대학입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으나 학종 제도 자체의 불공정성을 규명하지는 못해 정시 확대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13개 대학 학종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예정대로 이달 말 큰 방향의 제도개선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조사 및 특정감사 결과는 따로 발표하고, 또 제도개선해야 한다면 다시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완의 중간점검 결과로 정시확대…"학종 뿌리 흔들 정도 아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9월26일 당정청 비공개협의 이후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학종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면서 "교육부는 학종에서 비교과 영역 폐지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교육부는 지난달 15일까지 13개 대학의 자료를 모두 제출 받았으며 약 2주간 실태조사를 거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정시확대를 언급한 이후 학종 실태조사 핵심은 대학들이 실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면 3불정책(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 금지)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서울 주요대학에 정시확대를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광호 청와대 교육비서관도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시)확대 비율에 대해 정확하게 확정적으로 결정해놓은 바는 없다"며 11월 수시 전형에 대한 실태 조사 이후 청와대와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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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5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학종과 수능까지 모든 전형을 종합한 결과 전국 일반고 학생 중 주요 13개 대학에 합격한 지원자는 5.4%에 불과하나 자사고는 28.8%, 외고·국제고는 45.8%, 과학고·영재고는 111.5% 합격했다. 대입에서 과학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일반고 순으로 서열화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그러나 이번 실태조사에서 자사고·특목고 등 학생들에게 가점을 주는 식의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는지 여부는 물론 교직원 자녀의 '부모 찬스'를 썼는지, 고의적으로 자기소개서·추천서 기재금지 사항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은 것인지 등 무엇 하나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과학고·영재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고교서열화된 현황은 처음으로 통계가 제시됐지만, 학종이나 정시모집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져 학종의 불공정성으로 몰아가기 어렵게 됐다.

교육부 역시 2주간 짧은 기간 조사를 진행한데다 대학이 제출한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보다보니 현장에서 교직원을 직접 면담하는 등의 추가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명확한 근거 없이 학종을 대폭 축소하고 정시 확대를 추진할 경우 더 큰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현욱 정책본부장은 "짧은 시간에 실태조사단 24명이 202만여 건, 단순계산해도 1명이 약 8만4000건을 살펴보니 처음부터 심층조사가 불가능했다"면서 "진정성 있게 학종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종합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국대학교입학처장협의회 박태훈 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학종실태조사 결과에서 기재금지 사항에 대한 조치가 미진했던 일부 대학들은 개선해야 하겠지만 이 정도로 학종 뿌리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최근 발표대로 정시 비율 등은 작년에 공론화로 정한 2022 개편안(30% 이상)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의 국립대 사회학과 A교수는 "결국 이미 '정시확대'라는 답을 내려놓고 실태조사를 진행하다보니 벌어진 촌극"이라며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정시 확대를 반대하는 교육계를 설득하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교서열화 첫 확인…폐지 두고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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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05. [email protected]
이번 학종 실태조사 결과 학종과 수능 위주 정시모집 모두 지원자와 합격자, 등록자까지 전 과정에서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서열화가 고착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교육부는 오는 7일 자사고와 특목고를 2025년 일괄 전환하는 등 구체적인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장 반응은 엇갈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고교서열화 해소는 대선공약이며 사회적으로 큰 틀에 대해 합의가 된 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교총 신현욱 정책본부장은 "특정 결과 몇개로 예단을 하고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학부모들의 반대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는 5일 서울 중구 이화외고에서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당사자인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없다며 '마녀사냥'에 비유했을 정도다.

자사고·특목고 일괄폐지를 주장해온 교육감들조차 교육부가 실제 폐지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내년까지는 재지정평가를 실시하겠다던 교육부가 대통령의 '고교서열화 해소' 발언 이후 입장을 급선회 했기 때문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4일 정기총회에서 교육부가 7일 발표할 자사고·특목고 폐지방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으나 그 시기를 2025년에서 내년으로 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2025년이면 다음 정권이 선 후인 만큼 만약 정권이 교체된다면 자사고·특목고가 존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교수는 "아무 대책 없이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한다면 강남 8학군 또는 폐지될 우려가 없는 과학고·영재고에 매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학서열을 완화하고 고른기회 전형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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