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희애 "보석같은 작품...어떤 사랑도 괜찮다 느껴"
영화 '윤희에게' 주연...동성애보다 내면 연기 힘들어
배우 김희애(52)가 영화 '윤희에게'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살아가면서 그 때만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있다. 이 영화가 그런 작품인 것 같아 너무 영광이었다"며 밝게 웃었다.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여자 '윤희가 잊고 살았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이야기다. 모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간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초청됐던 영화다. 김희애가 연기한 '윤희'는 20년간 말 못할 사랑을 가슴에 숨기고 그리워하는 인물이다. 임대형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부터 연출까지 윤희의 감정을 온전히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김희애는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며 "스릴 있고 익사이팅하지 않아 더 좋았다"고 돌아봤다. "어떻게 이렇게 소박하게 글을 썼나 싶었다. 순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수위 역시 높지 않아서 좋았다. 요즘 드라마는 굉장히 수위가 높다. 어떻게 보면 영화는 더 깊게 표현할 수도 있었을텐데, 감독님이 딱 한 가지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윤희는 '엄마는 뭐 때문에 살아?'라는 딸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할 정도로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딸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용기를 내면서 여러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짧은 시간동안 윤희의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비밀스러운 모습을 유지했어야 했다. 삶의 정답은 없다. 어떤 사랑도 괜찮다고 느낀다. 우리 영화가 쉽지 않다. 보편적으로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는 요소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쉽지 않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관객들이 우리의 진심을 느끼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어떤 유형의 삶을 살아내도 그 자신으로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이자 중년 여성들의 워너비이지만 겸손함을 보였다. "프라이드는 없다. 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산다.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낸 것과 숙제를 하면서 살아간 삶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해야 할 일을 잘 완수해나가면 충만한 인생이 되는 것 같다." 김희애는 "아직까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현역으로 주연을 맡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작은 역할이라도 나로 인해 작품이 돋보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큰 행복인 것 같다. 일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젊은 배우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중년 배우들도 있어야 한 편의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 결국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배우의 삶이다." 영화 '윤희에게'는 14일 개봉.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