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구형폰 발굴나선 권태민 SK네트웍스 리사이클사업팀장
국내에 매년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1400만대 가량으로 매년 1000만대 이상의 중고폰이 발생한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서랍 속에 방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지런한 이들은 중고거래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귀찮다는 이유로, 또는 추억이 담겨있다는 이유로 공기계를 그냥 보관한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SK네트웍스 본사에서 만난 권태민(48) 정보통신부문 리사이클사업팀장은 정보통신 사업전략팀장, 리사이클링사업팀장을 맡으며 서랍속 중고폰을 발굴하는 민팃ATM사업을 이끌고 있다. "SK네트웍스 정보통신부문은 국내 1위 모바일 디바이스 유통사업자로, 연간 700만대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창출 방법을 고민하던 중 팔고 끝나는 유통만 할 것이 아니라 사용을 마친 단말기를 회수해 편하게 재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재작년부터 업체들을 만나고 다녔는데 대부분의 업체가 단순 수거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금강시스템즈를 알게 됐죠. 금강시스템즈 조성락 대표가 (ICT기기) 무인감정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특허를 내고 시제품까지 나온 상태습니다. 마침 금강시스템즈는 특허를 내고 투자자를 찾던 상황이었고, 저희는 그런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SK네트웍스는 이후 금강시스템즈에 투자를 하고 본격적으로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20억원을 투입, 25%의 지분을 취득했고, 최근 2차 투자가 단행됐다. 현재 전국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에 300대 가량 배치된 민팃ATM은 중고폰을 넣으면 외관 상태 진단, 휴대폰 기능 점검, 국내∙외 시세를 반영한 최종 평가금액 제시까지 3분 이내에 마무리한다. 정산도 바로 이뤄진다. 금강시스템즈가 운영하는 전문 재활용센터에서 휴대폰에 남아있는 고객정보 등 데이터를 완전 삭제하고 인증서를 발송해 개인정보 유출 걱정도 없다. "지분투자를 했지만 창업자가 주인이 돼 사업을 이끄는 구조를 넘지 않는 것이 회사 방침입니다. 투자 이후 민팃ATM의 인공지능을 고도화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강화하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처음에는 판독에 15분 정도가 소요되는 단층형 구조였지만, 3분 이내에 검사를 끝낼 수 있게 됐습니다. 올 초에는 외부전문업체인 이니션과 용역을 맺었고, 이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화형 UI를 도입했습니다." SK네트웍스와 금강시스템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민팃ATM은 최근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쉽고 간단하게 휴대전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UX 기반 디자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안 쓰는 휴대폰으로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민팃ATM의 장점이다. 기기에서 기부를 선택하면 해당 휴대폰의 평가 금액 전액이 세이브더칠드런에 전달돼 IT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제품 구입과 교육에 사용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기부금 영수증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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