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해양유물전시관 가보니…고려청자에 녹아든 뱃사람의 애환이
서해서 발견된 1000여점 유물, 수장 인골도 전시고려 한선(韓船)그대로 '마도 1호선' 재현 눈길
18일 충남 태안에서 전면 개관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는 이 같은 과거 유물과 함께 고려시대 해상교류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가 마련됐다. 태안전시관은 2007년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 여러 척의 고려 시대 고선박과 수만 점의 유물을 발굴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전시하기 위해 지난해 말 건립된 전시관이다.
총 4실로 구성된 전시관에는 서해에서 발견된 10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됐다. 우선 '서해, 수중발굴'로 꾸며진 제1실은 서해 중부해역의 유적과 발굴현황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전시관이 군산 이북의 서해 중부해역에서 발굴된 난파선 8척과 수중문화재 3만여점을 보존·관리하고 있는 만큼 많은 유물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수중발굴에 쓰인 잠수복과 도구를 비롯해 발굴 당시의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바닥을 보면 유물이 발굴된 해역을 잠수사가 유영하는 영상을 통해 안내하기도 한다.
전시실 중앙에는 보물인 '청자 음각연화절지문(연꽃줄기무늬) 매벙 및 죽찰'과 '청자 사자모양 향로' 등을 잘 보존된 형태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당시 배를 통해 운송하던 볍씨 등 곡물을 비롯해 사슴뿔, 상어뼈 등 다양한 운반품과 함께 청동 식기, 철제 솥, 장기알 등 뱃사람들이 사용하던 도구들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 위에서 밥을 짓기 위해 화덕돌을 쌓고 솔방울을 땔감으로 이용해 밥을 짓던 흔적까지 드러나있다.
눈에 띄는 전시품 중 하나는 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마도 1호선이다. 고려 한선(韓船)의 모습 그대로 마도1호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모습이다. 목포에서 건조돼 바다를 통해 이곳으로 운반됐다. 마도1호선의 뒷편에는 험한 마도해역의 파도를 눈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영상이 펼쳐진다. 마도 1∼4호선이 발굴된 태안의 마도해역은 바람과 조류가 강해 항해가 어려워 많은 배가 바닷속으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전시관에는 "앞으로 바위 하나가 바다로 잠겨있어, 격렬한 파도가 회오리치고, 여울이 세차게 들이치니, 매우 기괴한 모습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는 고서의 인용구에서 이곳의 특징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다행히도 바닷속 개흙이 침몰선과 유물을 감싸 썩지 않도록 보존해줬고 최근 이 개흙이 자연적으로 일부 벗겨지면서 당시의 유물과 생활상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