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만 있다면 막 뛰어가겠지만"…대북 제재 답답함 토로한 文
"평창 이후로 남북·북미 회담 빠르게 진행…최근 남북 관계 답답할지도""남북 관계만 생각한다면 훨씬 더 속도…북미 협상 성공 위해 美와 보조"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대북 제재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남북 관계에 대해 답답함 심경을 토로했다. 동시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와 후속 성과에 따른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불과 2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전쟁의 위험이 높은 곳이 한반도라고 이야기가 됐었다"면서 "지금은 전쟁의 위험은 제거가 되고 대화 국면에 들어서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론 대화가 아직까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언제 이 평화가 다시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갈지 모른다"면서 "반드시 우리는 지금 현재의 대화 국면을 꼭 성공시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당시만 해도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감이 감돌던 상황과 비교하면 한반도 정세에 많은 변화를 이뤄냈지만 현재 유지되고 있는 대화 국면만으로는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의 참가 이후부터 아주 빠르게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빠르게 진행돼 왔었기 때문에 근래의 남북 관계의 상황이 교착 상태로 느껴지고 조금 더 답답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좀 크게 보면 70년간의 대결과 적대를 평화로, 그것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평화로 바꾸어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그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반 국민 인식에 대한 짐작을 빌린 표현 속에 대통령 스스로의 생각을 담은 것으로 읽혀진다. 곧 찾아올 것만 같았던 '한반도의 봄'이 올해를 지나면서 다시금 물러날 수 있다는 차가운 위기감으로 바뀐 것에 대한 아쉬움과 답답함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적대로 점철됐던 북미 간 70년의 세월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고 부침을 겪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특히 "우리가 남북만 있다면, 남북 관계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막 뛰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대목이 현재의 솔직한 심경을 가장 잘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과 속도를 맞추느라 남북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하지 못한 데 따른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유럽 순방을 계기로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론'을 펼쳤다가 미국의 반대에 뜻을 굽혔던 경험을 가장 뼈아픈 대목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서도 국제 사회와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고 특히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의 성공을 위해 동맹인 미국과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하는 그런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할 수 있는데 북미 모두 공언했던 대로 연내에 실무협상을 거쳐서 정상회담을 하려는 시도와 노력들이 지금 행해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그러면 남북 관계도 훨씬 더 여지가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