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중 쓰러지자…한국당 내 대여 강경론 더욱 고조
정미경·신보라, 靑 앞 동반 단식 "내가 황교안이란 마음"나경원 "文 끝내 제1야당 호소 외면…단식 끝나지 않아"김광림 "제2, 제3의 황교안 이어져…국민 뜻, 애정으로"김순례 "신독재 맞서싸워…어떤 타협도 용납하지 않아"박맹우 "우리당 대표하는 단식…뜻 관철될 때까지 확대"민경욱 "관철될 때까지 계속 투쟁…저지방안 마련할 것"
[서울=뉴시스]이승주 유자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를 위해 단식 투쟁하던 중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한국당은 오히려 '우리가 황교안'이란 자세로 단식투쟁을 이어가는 등 투쟁 의지를 고조시켰다. 정미경 최고위원과 신보라 최고위원은 28일 새벽 1시께부터 황 대표가 서울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던 농성장에서 동반 단식에 돌입했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황교안이라는 마음으로 뜻을 이어가겠다"고 재차 선언했다. 정 최고위원은 "황 대표님이 병원으로 가신다는 말을 듣고 이곳에 왔다. 대표님 뜻을 이어가겠단 마음을 확실히 다잡았다"며 "대표님은 지금 병원에 계시지만 그분은 이 곳에 있고, 저도 이 곳에 있는 것이다. 결사 반대하는 황 대표의 뜻을 국민들께 계속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즉각 철회해달라. 절차적 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대통령의 견제없는 독주를 보장하는 악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뜻이 관철될 때까지 하겠다"고 무기한 단식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앞서 8일째 계속된 황 대표 단식 투쟁에도 범여권의 '패스트트랙 처리' 의지 역시 강해 여야는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협상론도 흘러나왔다. 한국당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완강히 반대해오던 태도를 바꿔 협상에서 최대한 목소리를 내는 게 차라리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고, 황 대표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가자 한국당은 오히려 대여(對與) 투쟁력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끝끝내 제1야당의 호소를 외면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구급차에 실려가는 제1야당 대표를 보고도 청와대는 전화 한 통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고 했다. 사람보다 공수처 칼날이 먼저고, 의석수 몇 개가 먼저인가"라며 "(단식에) 조롱 늘어놓기 바쁘더니 면피용 방문하는 것을 보며 정치에 환멸을 느꼈다. 제1야당을 멸시와 증오로만 느끼는 정권 모습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황교안이다. 오늘부터 우리 당에서 이 단식을 이어간다. 또 다른 황교안이 나타날 것"이라며 "불법 폭거를 멈추고 공정과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십시오. 칼을 내려놓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십시오"라고 강경 모드를 유지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광림 최고위원은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해 황 대표가 목숨 걸고 단식하셨다. 제2의 황교안, 제3의 황교안이 이어지고 있다"며 "두 최고위원이 단식을 시작했다. 이분들의 뜻이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애정으로 살펴달라"고 촉구했다. 박맹우 사무총장도 "황 대표가 풍찬노숙 노천단식을 목숨걸고 하시다가 어제 의식을 잃고 실려가셨다. 두 최고위원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며 "'내가 황교안이다'라는 입장에서 우리 당을 대표하는 단식이라고 하겠다"라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의 단식에 대해 "당을 대표하는 단식으로 새벽 1시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하며, 청와대를 향해 "대표님이 힘든 단식할 때 몇 번을 시도했듯, 이번에도 최소한의 생명 안전장치인 텐트 철거를 시도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황 대표 건강을 염려하며 밤잠을 못 이룬 국민 여러분의 시선이 따갑고도 무겁게 느껴지는 아침"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 정권은 최소한 정치적인 도의도 없이 권력에만 목 매는 모습을 보인다"고 탄식했다. 김순례 최고위원도 "제1야당 대표가 본인 몸을 희생하며 투쟁하다 병원에 이송됐다. 일치 단결해서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태운 패스트트랙 열차를 막아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신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과 함께하는 길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당은 그 어떤 타협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에 개최된 긴급의원총회에서 박 사무총장은 두 최고위원의 단식에 대해 "사무처에서 필요한 지원을 계속하고, 뜻이 있는 원외 분들도 같이 하는 등 (황 대표가) 목숨 걸고 시도한 단식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확대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이날 민경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목숨걸고 시작한 단식의 뜻이 더 확대되고 마침내 관철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발전시키고 불법과 날치기를 실질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중지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