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정민 "배우는 타인 이야기 잘 전해주는 아티스트"
영화 '시동' 반항아 '택일' 열연
박정민은 자신의 극중 캐릭터를 "결핍이 있는 인물"로 봤다. "많은 아들들이 부모님에게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간지러운 말을 하기가 그렇다. 괜히 툴툴거린다. 그래서인지 택일의 감정이 많이 공감됐다. 가족이라고는 엄마 밖에 없다보니 더 아이처럼 굴었던 것 같다." 택일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어한다. 하기 싫은 일은 안하려는 성향때문에 엄마 '정혜'(염정아)와 매번 부딪힌다. '정혜'는 철없는 아들때문에 걱정 마를 날이 없다. 박정민은 모자 관계로 호흡을 맞춘 염정아(47)에게 고마워했다. "염정아 선배는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다. 내가 선배들한테 잘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데, 먼저 다가와줬다. 리딩 현장에서 처음 만났는데, 선배가 '너무 반가워요. 보고싶었다'고 하니 마음이 녹았다. 좋아하는 감정을 감추지 않으셨다.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고 즐겁게 찍었다." 정체불명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과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다. 박정민을 비롯해 마동석·정해인·염정아 등이 출연한다. 영화 '셀푸카메라'(2014) '글로리데이'(2015) 등을 연출한 최정열 감독의 신작이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박정민은 "시나리오가 내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확실히 있었다. 방대한 사연을 어떻게 영화로 옮길지를 많이 걱정했는데, 감독이 잘 조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야 할 것만 하고 빼도 되는 부분을 많이 덜어냈다. 원작을 충실하게 옮겼다는 것은 고민했다는 증거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같이 만드는 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또 박정민은 "내가 고등학생 때 했던 말이랑 지금의 10대가 하는 말은 다른 것 같다"며 "요즘 친구들이 하는 줄임말을 써봤는데, 나이먹은 사람이 고등학생처럼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오히려 영화에 도움이 안되겠구나 싶었다. 어떻게 해야 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더 재밌어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10대 시절도 떠올렸다. "돌아보니 그 때가 가장 역동적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럴 수 있는 시기인 듯 싶다. 대학에 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하지만 학생 때는 공부를 해야 하고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있기 쉽다. 사실 내가 그렇게 살았다. 스폰지처럼 흡수하기 쉬운 때인데,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있다." "모두 다 잘됐으면 좋겠다. 같이 작업한 선배들도 존경하고, 그 영화들도 기대된다. 각자의 목표치에 도달하길 바란다. '시동'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잘 다가가서 웃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 2011년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했다. 영화 '붉은 손'(2011) '태양을 쏴라'(2014) '유령'(2014) '동주'(2015) '변신'(2017) '그것만이 내 세상'(2017) '사바하'(2019),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2014) '일리있는 사랑'(2015) '안투라지'(2016) 등 수많은 히트작, 화제작을 내놓았다. 독서를 좋아하는 그는 에세이를 펴냈으며, 올 여름에는 책방도 열었다. 박정민은 "굉장히 차분한 사람"이라며 "그전에 벌어놓은 돈으로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대중에게는 "제 몫을 하는 배우이고 싶다"는 바람이다. "욕심이 크지 않다. '우리나라에 저런 영화배우가 한 명 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면 좋을 것 같다. 같은 영화인들이 봤을 때 창피하지 않은 배우,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뚝심있는 후배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