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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두달]①병상은 부족하고 마스크는 품절…공포에 떤 60일

등록 2020-03-20 06:00:00   최종수정 2020-03-30 09: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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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째 확진자 이후 환자 수 폭발적 증가

콜센터·요양병원·PC방 등 곳곳 감염 발생

정부 10여년만에 위기단계 '심각'…총력전

全입국자 검역강화…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환자·사망자 계속 증가…고령자 많아 위험

"환자 폭발 대비, 차질없는 진료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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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 됐다. 2020.0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20일로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두달이 됐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20일 중국인 입국자인 1번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확진 환자와 이들의 접촉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28번 환자까지 발생했다.

그러다 2월10일부터 15일까지 5일동안 신규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둔화세를 보였다. 2월1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종식' 발언 이후 2월18일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환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알려졌는데,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중심으로 하루에만 환자가 900명씩 급증했다.

비슷한 시기 청도대남병원에서도 환자가 늘어나며 현재까지 119명이 확인됐다. 19일까지 집계된 국내 코로나19 환자 8565명 중 신천지 관련 감염 환자만 58.7%인 5028명이다.

2월20일에는 우려하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였다. 이튿날엔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청도대남병원에서 부산으로 이송하던 환자가 숨지며 2번째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환자가 속출하자 대구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입원을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17명이 병원 입원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들은 발벗고 대구로 뛰어들어 의료봉사에 나섰다. 정부는 뒤늦게 환자 중증도에 따른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경증환자를 입소시킬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했다.

신천지로 시작된 대구·경북 감염은 지역사회로 전파된 모습을 보였다. 대구지역에서 실시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 결과에서 양성율이 지난 7일 기준 약 10%로 나타났다.

불안에 빠진 국민들은 마스크를 찾기 시작했고 몰리는 수요를 공급이 충족하지 못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정부는 'KF'마스크를 권유했다가 면마스크를 사용해도 된다고 하는 등 메시지에 혼선이 발생해 국민 혼란을 자초했다. 공포심을 이용해 수익을 챙기려는 악덕업자들의 상술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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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시민들이 5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 서 있다. [email protected]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달 23일부터 감염병위기경보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격상하고 코로나19 퇴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이에 앞서 21일에는 대구와 청도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코로나19 검사 물량을 하루에 1만건 가까이 늘리고 검사 시간도 6시간 수준으로 단축했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와 일반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국민안심병원도 지정했다.

2월 말에는 전국 학교의 개학을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으로부터의 감염과 학교 내 감염 전파를 우려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 대학교 등 전국 모든 보육·교육시설의 개학을 연기했다.

마스크는 해외 수출을 금지하고 생산량의 80%를 공적판매처로 조달하는 등 공급책을 마련하고 '5부제' 시행으로 수요를 조절했다.

또 같은 달 26일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들에 힘입어 신규환자 수는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3월9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면서도 "우리가 현재의 추세를 계속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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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1일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서울교통공사가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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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월8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콜센터'에서 이틀만에 확진환자 50명이 쏟아지며 코로나19 방역 전선이 수도권으로 옮겨왔다. 서울에서는 '구로 콜센터'에서 85명의 환자가 나오는 등 282명이 감염됐고 경기도에서는 '성남은혜의강교회'에서 59명의 환자가 나오면서 295명이 감염됐다.

이외에도 충남에서는 '줌바 댄스' 등 운동시설 관련 환자가 103명이 속출했고 세종에서는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관련 환자가 29명이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요양시설과 콜센터나 노래방, PC방 같은 다수가 밀집한 장소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구한사랑병원에서는 75명의 환자가 대거 확인되기도 했다.

여기에 해외에서도 감염이 늘어나 국내에 유입되는 상태다. 중국과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43개국에서 20만5308명의 환자가 발생해 8645명이 사망했는데 특별입국절차를 전면 확대한 이후 해외에서 입국 시 검역과정에서 1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15일 대구와 경북 경산, 청도, 봉화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감염병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0시부터는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다. 입국자들은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해야 하며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건강상태를 매일 알려야 한다.

또 정부는 전국의 모든 보육·교육시설의 개학도 4월6일까지 연기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환자는 증가하고 있고 사망자도 늘고 있다. 하루 1000명 가까이 증가하던 시기보다는 둔화한 상태지만 금주만 해도 16일 74명, 17일 84명, 18일 93명, 19일 152명의 환자가 추가 발생했다. 특히 19일엔 지난 14일 이후 5일만에 다시 신규환자 수가 세 자릿수로 늘었다.

여기에 사망자도 지난달 20일 처음 발생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해 94명까지 나왔다. 치명률은 1.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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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도 다시 문을 여는 학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에서 마스크를 한 학생이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2020.03.19.  [email protected]
향후 정부의 과제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치명률 경감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의 실효적 관리와 장기화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속성 유지 등이 과제로 꼽힌다. 아직도 확인이 안 된 신천지 관련 초발환자 등 감염원 파악과 격리 등도 필요한 조치다.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선 환자의 신속한 중증도 분류와 입원치료가 이뤄져야 하고 특히 고위험군 다수가 밀집해 생활하는 집단시설에 대한 대응방법이 필요하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들어 신규환자가 줄었다고 해서 낙관을 할 상황은 아니다. 야구로 치면 지금이 3회말인지 4회말인지 모르는 상태"라며 "결과는 결국 환자 수와 사망자 수로 나오게 된다. 본 게임인 수도권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것을 막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고 만약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차질없이 진료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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