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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MLB 중단에 때아닌 수술 열풍…'토미 존 수술' 파헤치기

등록 2020-04-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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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LA 다저스 토미 존이 첫 수혜자

류현진·오승환·추신수도 받아…1992년 정민태 국내 최초

2017년 MLB 투수 26%가 토미존 수술 경험

수술 후 강속구 던지기도…긴급하지 않은 수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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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스타운(미국)=AP/뉴시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투수 토미 존(왼쪽)과 '토미 존 수술'을 처음 시도했던 프랭크 조브 박사. 2013.07.27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LA 다저스의 좌완 투수 토미 존은 1974년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 섰다. 왼 팔꿈치 안쪽 측부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팔꿈치 부상은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위기에 놓인 그를 구한 건 LA 다저스의 주치의였던 프랭크 조브 박사다. 조브 박사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술 방법을 제안했다.

공을 던지지 않는 오른 팔꿈치의 힘줄을 떼어내 왼 팔꿈치에 접합하는 방식이었다. 수술 성공률은 5% 내외에 불과했지만 존은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제는 야구 선수와 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토미 존' 수술의 시작이다.

◇ 류현진·오승환·추신수도 경험한 토미 존 수술

투수와 팔꿈치 부상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공을 던지는 격렬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팔꿈치 인대가 버틸 수 있는 장력은 보통 260N(1N은 약 0.1㎏) 정도인데, 투수가 시속 150㎞짜리 공을 던지게 되면 290N 정도로 힘이 가중된다.

계속해서 빠른 공을 던지면 인대가 손상된다는 얘기다. 야구 선수 중에서도 특히 투수들이 토미 존 수술을 많이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토미 존 수술의 첫 수혜자인 존의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수술 뒤 약 18개월의 재활을 거치고 마운드에 돌아온 존은 복귀 첫 해인 1976년 31경기에 나와 10승10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1978~1980년에는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수술 후 14년을 더 뛰며 164승을 추가, 메이저리그 통산 288승을 남겼다.

토미 존은 196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부상으로 쉰 1975년 한 해를 제외하고 1989년까지 총 26시즌을 뛰었다.

선수 인생이 끝날 뻔했던 존을 구한 것처럼 토미 존 수술은 스포츠계의 대혁명으로 여겨진다. 조브 박사는 야구 발전에 공헌한 것이 인정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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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니든(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 인근 훈련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2020.02.17.
이제 토미 존 수술은 보편화됐다. 수술 성공률도 95% 이상으로 높아졌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최소 1구 이상을 던진 투수 중 183명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경력이 있었다. 그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대비 26%가 토미 존 수술을 경험했다고 한다.

2017년 6월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에 등판한 12명의 투수 중 10명은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이었다.

KBO리그 선수 중에서는 1992년 정민태(당시 태평양)가 최초로 토미 존 수술을 경험했다. 이후 한국에서도 많은 선수가 수술대에 올랐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끝판 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각각 고교 시절과 대학 시절에 이 수술을 받았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2016년 토미 존 수술로 새 팔꿈치를 얻었다.

물론 투수들만 수술을 받는 건 아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2007년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 수술하면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은 1~2시간 정도가 걸린다. 손상된 인대를 제거하고, 팔꿈치 위쪽과 아래쪽 뼈에 구멍을 뚫어 대체할 힘줄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반대 팔 외에도 허벅지 안쪽이나 발바닥 힘줄을 이식하기도 한다.

수술 후 투수들이 부상 이전보다 더 강한 투구를 하는 것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면 구속이 증가한다는 인식이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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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초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임창용이 역투하고 있다. 2018.10.12. [email protected]
지난해 공식 은퇴를 선언한 임창용은 수술 뒤 구속 증가의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시속 140㎞ 중반 정도의 직구를 던지던 그는 2005년 말 토미존 수술 이후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수술 덕분으로 보긴 어렵다. 수술 그 자체가 아니라 수술 후 재활이 성패를 가른다는 게 중론이다.

임창용도 빠른 볼로 주목을 받던 당시 "토미 존 수술로 구속이 늘어난 건 아닌 것 같다. 팔꿈치만 재활한 게 아니라 어깨까지 전체적으로 근육 강화를 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몸이 좋아진 것이 더 큰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술 뒤 통증이 사라지면서 최상의 투구 메커니즘으로 공을 던지게 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재활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약 12~15개월 정도가 걸린다. 투수에게는 수술보다 길고, 지루한 괴로움의 시간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수술 경력이 있는 한 선수는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성공 사례는 부각이 되지만, 실패한 선수는 잊혀져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 메이저리그, '응급하지 않은' 토미 존 수술 논란도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토미 존 수술에 관심이 쏠렸다.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 루이스 세베리노(뉴욕 양키스),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 타일러 비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줄줄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은 인대 손상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부각되는 한편 '토미 존 수술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 시기에 수술이 집중된 이유에도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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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 투수 놀란 라이언(왼쪽)이 1986년  10월14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LA 다저스 토미 존(오른쪽)이 1978년 4월 개막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선택은 전략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메이저리그가 멈춘 가운데 수술 뒤 복귀까지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올해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되고, 시즌 단축 혹은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의료 인력과 장비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술을 택한 이들의 결정은 비난의 대상이 됐다. 긴급하지 않은 수술을 지금 꼭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다른 시선도 있다.

토미 존 수술 전문가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는 "토미 존 수술이 비난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생계에 필수적"이라면서 "만약 수술을 미뤄 누군가의 경력이 위태로워지고, 한 시즌이 아닌 두 시즌을 잃는다면 그것은 필수적이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수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기와 상관없이 토미 존 수술은 여전히 선수 생활과 직결된 중요한 수술이란 뜻이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 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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