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그림이란?...김덕용 '봄-빛과 결'-유선태 '꿈꾸는 오브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코로나 시대는 일상의 숭고함을 깨닫게 해준다. 함께 영화를 보고 그림을 감상하며 수다를 떨고 지냈던 평범한 날들이 얼마나 빛나고 멋진 생활이었는지를. 우리는 모두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뜨겁게 사랑하기를 갈망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세상의 고민거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와도 우리의 희망적인 성향을 지켜낼 도구가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영혼의 미술관'을 쓴 알랭드 보통은 "미술은 본질적으로 나약한 인간성을 보완해주고 보다 숭고한 가치를 향한 열망을 되살려준다"고 했다. 세상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미술은 개인과 공동체의 치유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코로나 우울감이 있다면 혼자 전시 나들이는 어떨까? 원래도 한산한 갤러리들은 요즘 특히 '독점 관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무명의 세월을 거쳐 국내 미술시장 인기작가 반열에 오른 두 중년 작가의 개인전을 소개한다. ◇김덕용 개인전 '봄-빛과 결'=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9일 개막한 전시는 봄 기운이 충만하다. 나무를 캔버스 삼아 작업하는 작가의 신작 30여점과 새로운 시리즈로 선보였다. 사용한 사람의 흔적이 밴 나무는 절대 뒤틀리는 법이 없어서 그림의 좋은 바탕이 된다고 한다. 오래된 가구나 나무문의 판을 깎는 등 고목을 다듬어 그 위에 가구용 안료, 석채, 단청 재료를 혼합하여 채색한다. 나무의 나이테 동심원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만드는가 하면, 파내고 갈라진 거친 표면에 전혀 구애받지 않은 유려한 풍경을 펼쳐내기도 한다. 봄의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꽃을 다룬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향기 높은 꽃을 피우는 홍매화, 분홍빛 가득한 복사꽃, 관대한 사랑이라는 꽃말답게 드넓게 펼쳐진 '자운영'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그려냈다. 금빛 산수유가 여러 개의 창에 그려진 '차경-산수유'는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지는 마음의 창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정겹고 소박한 정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감상자의 마음에 봄빛이 차오르는 하는 작품은 코로나를 견디고 있는 힘든 시기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6월 23일까지. ★화가 김덕용(59)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외교통상부, 스위스한국대사관, 아부다비관광문화청, 에미레이트 전략연구조사센터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유선태 2020년 개인전 '꿈꾸는 오브제' =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펼친 이번 전시는 '오브제 회화' 작가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앤틱 제품과 통합된 작품은 동서양이 '교배' 됐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감성을 바탕으로 표현한 명상적이면서 초현실적인 작품이 특징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여 캔버스에 재구성했는데 묘하게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돈다.그림과 조각과 오브제가 분별이 없어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오가며 착시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달러 지폐를 모티브로 한 그림이 눈길을 끈다. 버락 오바마, 마더 테레사, 명화속 여인등을 그린 달러는 교환 가치 수단을 넘어 선과 악,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림 속의 오브제가 조각이 되고, 인스톨레이션이 되고, 개념예술이 되는 유선태의 작품은 "모든 존재는 항상, 그리고 매 순간, 자기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된다"(박신의 평론가)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는 26일까지. ★화가 유선태(63)는 홍익대학교 석사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1989년 파리 국립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웨덴 보드카재단, 파리 퐁피듀 센터, 워커힐 미술관, 힐튼호텔, 한솔 오크벨리, 커피빈, 뮤지엄 산,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