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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도전…"국제 공조 회복"(종합)

등록 2020-06-24 13:43:37   최종수정 2020-06-29 09: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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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WTO 사무국에 후보 등록…현재 4개국 참여

"다자무역체제 다시금 제 기능 할 수 있도록 노력"

"분쟁해결제도·전자상거래 등 국제 규범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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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출마선언을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06.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한국인 첫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출마 선언과 함께 "WTO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며 "무엇보다 국제 공조 복원에 초점을 맞추어 다자무역체제가 다시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WTO 사무국에 유 본부장의 입후보를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다음 달 본격적인 선거 운동 돌입

산업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직에 유 본부장을 입후보하는 안건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는 유 본부장에 대해 지난 25년간 통상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현직 통상장관으로 차기 WTO 사무총장에 적합한 자질과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 운동, 회원국 협의 순으로 진행된다. 회원국 협의 과정에서 지지도가 낮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절차를 반복해 최종 단일 후보를 뽑게 된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이며 이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통상 선거 운동은 3개월을, 회원국 협의는 2개월을 필요로 하지만 사무총장 공백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현재 유 본부장을 제외한 총 4개국 후보자가 입후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등록 마감일까지는 후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입후보자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전 재무장관, 이집트의 압델-하미드 맘두(Abdel-Hamid Mamdouh) 전 WTO 서비스국 국장,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Jesus Seade) WTO 초대 사무차장,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Tudor Ulianovschi) 전 주제네바 대사 등이다.

WTO 사무총장의 임기는 4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역대 사무총장을 보면 1대 피터 서덜랜드(1993~1995년, 아일랜드), 2대 레나토 루지에로(1995~1999년, 이탈리아), 3대 마이크 무어(1999~2002년, 뉴질랜드), 4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2002~2005년, 태국), 5∼6대 파스칼 라미(2005~2013년, 프랑스), 7~8대 호베르투 아제베두(2013~, 브라질) 등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입후보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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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신화/뉴시스]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의 모습. 2018.04.12.
◇"WTO 교역 질서 복원은 우리 경제와 국익에 중요"

유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수출국이자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해 온 통상선도국으로 지금 위기에 처해있는 WTO 교역 질서 및 국제 공조 체제를 복원·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 국익 제고에 중요하다"며 이번 사무총장직 도전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WTO가 설립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지난 25년간 새로운 무역 협상 타결에 실패했고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신과 같은 21세기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는 상소기구 운영이 중지되면서 분쟁 해결 기능도 실효성을 잃게 됐다.

이에 유 본부장은 "국제 사회는 갈수록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WTO의 기본 원칙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WTO 체제로 구축된 통상 규범과 교역 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 왔다"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8%에 달하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통상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리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WTO 교역 질서와 국제 공조 체제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데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WTO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회원국 간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Middle power)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자격과 역량을 갖추었다는 것이 유 본부장의 생각이다.

유 본부장은 "현재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 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의견 대립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며 "한국은 무역을 통한 성장 경험과 비전, 다수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상대국들과 신뢰를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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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0.06.24.

 [email protected]

지난 25년 공직생활 동안 꾸준히 통상 분야에서 몸담아 온 그의 개인적인 포부도 이어졌다.

유 본부장은 "WTO는 1995년 출범 당시에도 업무를 맡았었고 이후 미국, 중국, 유럽, 아세안 등과의 FTA 협상을 이끌고 양자 간 통상 현안을 다루는 데에도 통상 규범의 교과서로서 늘 함께했다"며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통상 분야에서의 경험,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WTO의 개혁과 복원을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간 협상가로서 여러 국가를 상대하면서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왔다"며 "국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또한 통상장관으로서 조직을 이끌어 오는 과정에서, 전략적 접근과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나름의 철학도 정립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WTO는 통상 전문가이자 이해 조정자를 필요로 한다"며 "저는 공직을 통해 습득한 모든 역량과 경험을 다 해 WTO 회원국들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선 이후에는 WTO 협상 기능을 복원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적실성을 가질 수 있도록 WTO 협정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유 본부장은 "분쟁해결제도, 전자상거래 등 국제규범의 재정비가 시급한 분야에서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회원국 요구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여러 도전에 기민하게 대응해 국제적 위기 대응 공조를 선도하는 WTO로 그 역할과 기능을 보강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WTO가 지난 25년을 디딤돌 삼아 향후 25년에도 자유무역 수호자로 견고하게 그 지위와 위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포용적으로 지속가능한 국제기구로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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