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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32년 만에 '상임위원장 싹쓸이'…득일까, 독일까

등록 2020-06-29 17:04:06   최종수정 2020-07-06 09: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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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협상 결렬…예결위 등 11개 상임위 선출

與 상임위원장 독식, 12대 국회 이후 32년만

野 '상임위 포기'에도 與 협상 이어가며 '신중'

'장애물 법사위' 제거, 3차 추경 물꼬 터…성과

공수처장 정국, 野 '준법투쟁' 대치…부담거리

여론 관건…이해찬 "우리가 모두 짊어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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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길게 줄서 상임위원장 투표를 하고 있다.  2020.06.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21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집권여당의 전(全) 상임위원장 '싹쓸이'가 32년 만에 재현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라는 명분과 176석의 숫자의 힘으로 정면돌파를 택함으로써 시급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물꼬를 텄지만, 향후 극한 여야 대치와 그 후과를 오롯이 떠안아야 된다는 점에서 싹쓸이가 득(得)이 될지, 독(毒)이 될지 여권 내에서도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15일 민주당 몫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사실상 전 상임위원장을 범여권 단독으로 선출한 것이다.

국회법상 교섭단체 및 국회 부의장과의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은 이날 선출하지 않기로 했지만, 통합당이 끝내 협조를 거부할 경우 여당 몫 부의장을 통한 단독 선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여당의 상임위 싹쓸이는 군사정권 시절인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2년 만의 일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구성된 13대 국회(1988년)부터 여야는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직 배분 관행을 이어왔었다.

통합당은 지난 15일 쟁점이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가져간 데 반발해 상임위원장 모두 포기 카드를 꺼내며 손을 놓았지만, 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야당과 협상의 끈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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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원장을 비롯해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중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선출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이는 정국 경색과 함께 야당을 배제한 국회 운영으로 나타날 모든 결과가 온전히 여당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부담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 상임위를 가져오면 야당이 모든 것에 여당 핑계를 댈 것"이라며 "우리가 너무 큰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3차 추경 처리가 시급한 데다가 코로나 경제위기, 남북관계 경색 등 안보위기 상황에서 국회 원구성을 더는 끌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상임위 싹쓸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일단 민주당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확보함으로써 체계·자구심사권을 앞세워 정부·여당의 중점 법안을 가로막아온 장애물을 치워낸 성과를 올렸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사회적 참사 특별법, 선거제 개편(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이 법사위에서 가로막혀 최장 330일이 걸리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통해 간신히 본회의 문턱을 넘어야 했으나, 21대 국회에선 법사위 확보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민주당은 나아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하는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해 발목잡기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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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6.29. [email protected]
원구성을 끝마침으로써 3차 추경 심사 착수도 가능해졌다. 민주당은 '6월 국회 처리 7월 집행' 목표 달성을 위해 곧바로 국회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본회의 후에는 각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 예비심사에 돌입했다.

다만 21대 국회 시작부터 야당과 극한 대치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거리다. 통합당은 코로나 경제위기,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안보 불안 등을 고려해 원내 투쟁으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더욱이 내달 15일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선출해야 해 원구성을 마치자 마자 여야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 현행법상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이중 '교섭단체 야당' 몫 추천위원이 2명이어서 통합당은 후보추천위 구성단계부터 틀어막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기한내 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후보를 추천할 교섭단체를 지정하도록 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규칙안을 발의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야당의 소위 '준법투쟁'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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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0.06.29. [email protected]
통합당은 상임위 안건 심사에서 생략해온 의안을 한 조항씩 낭독하며 차례로 의결하는 축조심사를 매 단계마다 요구하는 것과 이와 함께 통상 여야 이견이 큰 법안을 최장 90일간 심사하는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통해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두 국회법에 규정된 절차다.

그러나 축조심사의 경우 해당 상임위 의결로 생략할 수 있는데다가, 여당이 전 상임위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상임위 싹쓸이의 득실을 가를 분수령은 국민 여론으로 보인다.

야당이 빠진 채 원구성을 함으로써 코로나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돌파하든, 겹겹이 쌓인 악재 속에 성과를 못낸 채 허덕이든 국회 운영 결과에 따른 국민 여론의 평가는 전적으로 여당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는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우리의 책임이 더 커졌다"며 "전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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