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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다주택 처분 뒷북 연속…돌아선 민심 수습될까

등록 2020-07-08 15:00:34   최종수정 2020-07-13 09: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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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아닌 반포 아파트' 논란 확산…"두 채 모두 팔겠다"

"국민 눈높이 못 미처 송구"…논란 6일 만에 공개 사과

與 '판단 부적절' 잇단 비판…사퇴론 등 상황 악화 결단

때늦은 판단 지적도…임명 때 강조한 '춘풍추상'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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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노영민 비서실장이 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8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서울 반포와 충주 소재 아파트 2채를 모두 팔겠다고 약속한 것은 비서실장 사퇴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뒷북으로 일관한 아파트 처분 과정을 통해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까지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었을 뿐더러 '사후 약방문'과 같은 때늦은 결단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노 실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 거주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이달 내에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키로 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저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엄격히 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공언했던 청주 아파트 처분에 이어 반포 아파트까지도 이달 안으로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가족의 실거주 문제로 반포 아파트의 처분 만큼은 어렵다던 기존 입장을 결과적으로 뒤집은 셈이다.

노 실장은 "청와대 근무 비서관급 이상의 고위공직자에게 1가구 1주택을 권고한 데 따른 스스로의 실천이었다"며 "서울 소재 아파트에는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는 점, 청주 소재 아파트는 주중대사,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년 간 비워져 있던 점 등이 고려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송구스럽다"고 고개 숙였다.

청와대 참모진에게 1가구 1주택을 두 번씩이나 권고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2채를 모두 매각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게 표면적으로 내세운 노 실장의 설명이다.

만일 청주 아파트에 이어 반포 아파트까지 처분이 이뤄진다면 노 실장은 결과적으로 무주택자가 된다. 현재 거주 중인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이 유일한 곳으로 남는 셈이다. 이토록 무주택의 부담을 감수하고서 내린 반포 아파트 매각 결정을 두고 사실상 비서실장 사퇴론을 무마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처음 일었던 지난주 상황과 달리 이번주 접어들면서는 정부 여당 내에서까지 노 실장의 판단이 부적절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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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그동안 논란의 중심이 됐던 서울 반포 아파트를 7월 안으로 매각하겠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노 비서실장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전경. 2020.07.08. [email protected]
"국민 눈높이에서 비판 받을 소지 있다(6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매우 부적절하고 지역구 주민에 미안해 해야(7일 김남국 민주당 의원)" 등 쓴소리가 이어졌다. 급기야 이낙연 의원은 지난 6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자리에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합당한 처신과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청와대 내에는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반포 아파트를 지키겠다"는 식의 취지로 잘못 전달되는 과정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동정 여론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자초한 '소탐대실(小貪大失)' 결과라는 냉정한 반응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와서 뭐라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이달 중 처분하라고 권고한 다주택자 12명의 판단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실거주 목적의 주택 1채 외에는 모두 처분하라는 6개월 전 노 실장의 권고를 따른 경우는 김연명 사회수석비서관,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단 2명에 불과했다.

오히려 6개월 전 11명이었던 다주택자(청와대 설명 기준)는 중간에 퇴직·승진·신규 임명 등의 인사 과정을 거치면서 결과적으로 15명까지 늘었다. 단, 청와대는 현재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다주택자에 해당하는 비서관은 12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직자 재산 신고 시점과 지난 3월에 이뤄진 재산공개 결과 사이에는 약간의 시차가 존재한다"며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다주택자는 12명이 맞다"고 설명했다.

노 실장이 지난해 12월16일 청와대 다주택참모진에게 1주택을 권고했던 것에서부터 본인의 처분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본인의 다주택 상황은 정리를 안 하고 7개월이나 지나 논란이 재점화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청주 아파트를 먼저 포기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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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신임 국무조정실장과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당시 청와대는 처분 대상자를 '수도권 내 2채 이상 보유자'로 한정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노 실장은 해당 사항이 없다. 노 실장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아파트(67.44㎡)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22.86㎡)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6개월 전 기준으로 수도권 2채 이상 조건에 해당하는 참모진은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여현호 국정홍보 비서관 4명에 불과했다.

다주택자에게 매매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처분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제시한 것도, 자발적 판단에 맡긴 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의 강제 조항을 명시하지 않은 점에서 애초부터 적극적 의지가 담긴 권고가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노 실장의 이러한 모습은 지난해 1월 비서실장에 취임하면서 참모진에게 강조한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의 태도와도 거리가 멀다.

노 실장은 지난해 1월8일 임명 소감 발표 자리에서 청와대 비서실에 걸린 액자를 가리키면서 "춘풍추상이라는 글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성어"라며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또 지난해 2월1일 취임 기념으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에게 '참모로 산다는 것(매경출판)'이라는 책을 선물하면서 "참모는 '나'를 뒤로하고 '큰 우리'를 생각해야 하는 자리"라며 "조선의 역사 속에서 지혜를 길어 올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노 실장이 보유 아파트를 모두 처분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나머지 다주택 참모진들의 후속조치로 이어질지 여부에 닿고 있다. 현재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다주택자에 해당하는 비서관은 12명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정책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선 다주택자 모두가 처분을 해야한다는 원칙론과, 저마다의 사정이 다른 만큼 일괄적으로 처분을 강요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을 비롯해 적어도 3명 이상의 다주택자의 처분이 뒷받침 돼야 정부가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 안정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는 상징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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