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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1은 기본' 역대급 청약 광풍, 중저가 집값 자극하나

등록 2020-11-07 06:00:00   최종수정 2020-11-16 09: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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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404대 1 기록

시세 차익 기대감 '로또 청약' 열풍 거세져

연말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등 분양 앞둬

청약 광풍 불가피…"중저가 시장 자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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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아파트 청약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주택 매매가격이 급등해 자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분양가는 정부 규제로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져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에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경기도 하남시에서 분양한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일반분양에는 284가구 모집에 11만4955명이 신청해 4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50% 추첨제 물량이 배정된 114㎡A 평형의 경쟁률은 1513대 1에 달했다.

앞서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동시 분양한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과천르센토데시앙 등 3개 단지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도 359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의 경우엔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인 537대 1을 기록했다. 지난 8월 분양한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의 340대 1의 경쟁률을 불과 두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커지자 수억 원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너나 할 것 없이 청약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돈이 없어도 일단 넣고 보는 '묻지 마 청약'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토부의 청약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10번 이상 청약에 도전한 사람이 9009명이었고, 32회나 청약을 시도한 사람도 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회 이상 청약 도전자가 7761명이었는데 올해는 7개월 만에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청약 수요가 늘어나면서 청약 경쟁률과 당첨 커트라인도 치솟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70.2대 1을 기록했다. 6676가구 일반공급 물량에 46만8377개 통장이 몰렸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1순위 청약경쟁률인 26.7대 1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금과 같은 청약 열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억원'의 시세 차익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은 빨라야 내년 7월부터 시작된다. 또 정부 공급 대책이 경기도에 대부분 몰려 있어 입지적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서울 청약 시장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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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올해 연말 서울 분양 예정 단지.(자료 제공:리얼투데이)

올 연말 서울에서는 강동구 강일동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809가구), 은평구 역촌동 '역촌1구역 동부센트레빌'(752가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 광진구 자양동 '코오롱 하늘채'(165가구)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겨울 분양시장임에도 서울은 지난해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특히 시장에서 기대를 모으던 대어급 단지들이 공급을 앞두고 있어 막판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당첨 가점이 치솟을 경우 중저가 매매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점이 낮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청약을 포기하고 구축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30대 젊은 층의 이탈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는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소득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내놨지만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내부 경쟁만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형성된 높은 경쟁률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탈락에 지친 일부 대기자들은 청약 시장에서 이탈해 기존 주택 시장에서 중저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택 시장의 상승세가 확실히 둔화되거나 하락 전환하기 위해서는 청약 경쟁률이 어느 정도 낮아져야 한다"며 "대안은 공급 밖에 없는데 정부가 발표한 공급 방안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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