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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아파하기'에 대하여…'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

등록 2020-11-24 06:30:00   최종수정 2020-11-30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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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화 작가 새 소설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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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 (사진 = 한국문학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분단의 비극, 중년의 사랑, 인간 존재의 비극성 등 깊이 있는 주제를 소설로 풀어내 온 홍상화 작가가 과거 우울했던 시대의 이야기들을 통해 함께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을 전한다.

홍상화 작가의 새 소설집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이 24일 출간됐다.

책은 ▲인생의 무늬 ▲능바우 가는 길 ▲세월 속에 갇힌 사람들 ▲어머니 ▲유언 ▲외숙모 ▲독수리 발톱이 남긴 자국 ▲겨울, 봄, 그리고 여름 등 8개의 중·단편을 통해 지난날의 우리 역사를 되짚어본다.

앞서 작가는 '거품시대'를 통해 독재와 부패의 시대상황 속에서 권력과 돈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우리 사회의 거품스러움을 해부해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또 '정보원'을 통해서는 냉전시대 북한 간첩과 남한 정보요원 중심으로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해 시선을 끌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작품세계의 축을 보다 확장했다. 우리나라의 역사 속 어둠과 그늘을 비추면서 전쟁, 욕정, 열정, 사랑, 기적에 관해 이야기하는가 하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특수한 정치·경제적 문제들을 화두에 올리기도 한다.

작가는 각양각색의 시절 속 아픔을 전하며 모든 상처와 아픔을 회피하지 않고 함께 껴안고 아파함으로써 극복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가 오랜 고투 끝에 체득한 '상처투성이의 지난 역사를 어떻게 껴안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인 셈이다.

그가 말하는 '함께 아파하기'는 상처받은 자만이 진정으로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다는 통찰력에서 비롯된다. 답답하고 우울한 현실에서 상처받은 가운데, 결국은 극복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들은 현대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지금의 어려움과 상처를 마주하는 방법과 이겨내는 방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홍 작가는 1940년 11월24일 대구 출생으로 1988년 장편소설 '정보원'을 펴내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피와 불 ▲거품시대 ▲사랑은 길을 잃지 않는다 ▲나는 새를 위한 악보 ▲입시가족 등이 있고 소설집 ▲능바우 가는 길 ▲디스토피아 ▲우리집 여인들 등을 발간했다. 경제 관련서 ▲IMF의 경제식민주의를 경계한다 ▲무엇이 진정 한국을 추락시켰는가 등을 간행하기도 했다.

계간 '한국문학'의 주간, 인천대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 등을 맡았고 2005년 소설 '동백꽃'으로 제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번 소설집은 20년 전 '능바우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던 것을 재구성해 선보인 것이다. 2년 전 타계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을 기리는 마음에서 기획했다.

홍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땅의 수많은 문학인들이 홀로 남긴 무력한 '두뇌의 자식'들을 예외 없이 무한한 애정으로 정성껏 챙겨주신, 그 '두뇌의 자식'들의 대부였던 선생님의 뜻을 기리며 이 책을 펴낸다"고 밝혔다. 380쪽, 한국문학사, 1만12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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