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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황희 장관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이재용 사면? 별개 사안"

등록 2021-04-28 16: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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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2만3000점 국립기관에 기증 관련 브리핑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리움, 패키지 마케팅 계획"

"수장고 부족…별도 미술관 건립 검토할 생각 있어"

"물납제 도입, 재정당국과 잘 협의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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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소장 문화재와 미술품 기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화면에 나오는 기증품은 월인석보. (공동취재사진) 2021.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故)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미술품 기증 관련, 물납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데 대해 "재정당국과 잘 협의되길 바란다"며 희망섞인 의견을 내비쳤다.

황 장관은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미술품 기증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황 장관과의 일문일답.

-작품 선정에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이 관여를 했는지, 아니면 이건희 회장 유족 측에서 결정한 것인지

"일단 유족 측에서 결정했다고 봐야 한다. 구체적인 과정까지는 살펴보진 못했지만 당연히 유족 측에서 의사 결정을 했고, 이런 의사 결정 내용을 갖고 우리 박물관, 미술관과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기증작들 중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은 무엇인지, 앞으로 기증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과 물납제와 관련한 입장도 듣고 싶다

"일단 눈에 띄는 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아닌가 싶다. 미술적 가치라든가 역사적,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작품들이다. 아울러 국보급 보물 등도 한 60여건 되는데 상당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우리 근대미술사를 채워넣을 수 있는 대표적 거장들의 작품들도 기증됐다.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국내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이 기증됐다.
물납제는, 문체부 입장에서는 루브르 등 다른 유명한 박물관들이 기증에 의해 확보한 예술 작품들이 많다. 그래서 문화예술 작품들이 개인이 소장하는 것에서 일반 국민들이 같이 향유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그런 기여들이 많았다. 문체부 입장에서는 이런 물납제도들이 재정당국과 잘 협의돼서 이런 것들이 통과되고 더 많은 국민들이 이런 사회적 가치를 누릴 수 있고, 또 작품들의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으면 한다."

-이번 기증과 관련해 아쉬운 점은 없나

"이건희 회장 작품 중 상당 부분이 기증됐다. 특히 우리나라 국보급, 보물급 들은 거의 다 대부분 기증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물건들이 국민들이 향유하고 공감하고 볼 수 있도록 사회에 나온 것이다. 이제 이런 것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있고 삼성 출연재단에 있을 수도 있는데 이걸 하나의 패키지로 봐야 한다. 이런 것들을 해외, 국내 전시를 할 때는 같이 공동으로 마케팅할 수도 있고 또 한 군데 전시를 할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와 내용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어쨌든 국내에 이런 작품들이 확보돼 국민들이 향유하고, 또 이런 것들을 해외 관광객들이 와서 관광할 때 유명한 작품들을 찾아가 볼 수 있는 미술관, 박물관이 국내에도 버젓이 생겼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뒀으면 좋겠다."

-근현대 미술품이 많아졌다. 근대 미술관을 별도로 건립할 계획은 없나

"검토될 필요는 있다. 그 전에는 작품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작품도 많아졌고 의미있는 작품도 많아졌다. 또 앞으로 이와 유사한 기증들이 더욱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수장고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어떤 형태가 됐든 미술관과 수장고를 새롭게 건립할 생각도 있다."

-박물관, 미술관 측에 질문하겠다. 이번에 특별전 계획은 나왔는데 상설관을 따로 마련하거나 해외 투어 등의 계획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 박진우) 특별전은 6월과 내년 10월에 한다. 이외에 기증품을 상설전시실 안에 녹여낼 계획도 있다. 상설전시실이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데 필요에 따라 상설전시실 안에 나눠서 전시를 하겠다. 해외 전시의 경우 현재 국외 박물관에 대해서는 지원 사업이나 한국실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필요한 것은 보내서 한국전시실이 더 돋보이도록 하겠다. 유물 약 2만1600여점이 들어오는데 아직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조사, 연구를 통해 유물의 격에 맞게 쓰임새를 정하겠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김준기) 상설관은 과천관에서 본관의 2,3층에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에 재편하게 된다. 그것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고, 원형전시장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갖고 전시할 계획이 있다. 8월 서울관에서는 상설 전시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대표 작품을 먼저 소개하는 일들을 할 것이다. 해외 투어는, 라크마 미술관에서 우리 근대미술전 계획이 있고 구겐하임, 중국 순회전도 있는데 그런 전시 때 이번 기증 작품들이 대거 반영될 수 있다. 또 국립기관 기증뿐 아니라 리움에 출연한 것도 이미 공공재로서 사회에 환원된 것이므로 세 미술관이 서로 연계해 패키지를 만들어서 우리 한국이 한 걸음 더 성숙한 문화사회, 문화국가로 가는데 밑거름이 되는 활동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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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장 문화재·미술품 기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28. [email protected]
-이번 기증으로 기증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데 공감이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미술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현재 바로 즉답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수장고도 부족하고 미술관도 또 다른 기증이나 이런 문화들이 이건희 컬렉션, 삼성 측의 기증에 따라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술관, 박물관, 수장고의 건립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근현대로 묶을 것인지 기증자의 컬렉션 중심으로 묶을 것인지는 즉답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국민들, 또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이 오픈된 상황이다.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찾고 고인의 훌륭한 뜻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 향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박물관, 미술관 작품 전시 리스트를 알고 싶다

"아마 공개된 작품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공개가 될 것 같다. 양이 많다 보니 미술전을 할 때는 콘셉트 같은 게 있을 것 같다. 미술전을 어떤 작품 중심으로 하느냐는 또 다른 설계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지금은 대표적인 작품만 알려졌는데 전체 작품들이 아마 다 공개될 예정이다."

-기증작들의 감정가를 대략 추정한다면

"워낙 훌륭한 작가들이고 또 작품 자체도 상당히 많이 알려져 있어서 굳이 액수로 따지지 않아도 다들 충분히 공감할 거다. 작품들을 얼마, 얼마 평가한다고 해서 그게 그 가격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액수 부분은 기증자도 있고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기증 이후 앞으로 삼성의 역할이 더 있을까

"현재 정부 입장에서는 이렇게 많은 의미 있는 작품을 기증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삼성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는 정부는 알 수가 없다. 모처럼 삼성이 기증한 이런 작품들을 계기로 전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알 수 있는, 아 이제 대한민국에도 이런 미술관, 예술작품이 있구나, 흔히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에 갔을 때 느끼는 그런 감동을 가능하면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이번 기증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면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건 갑자기 유족들이 생각해낸게 아니라 이건희 회장의 살아 생전 여러 뜻이 책 등을 통해 많이 소개가 됐다. 오랫동안 이건희 회장의 그런 훌륭한 정신을 유족들이 실현한다는 차원에서 순수하게 받아줬으면 좋겠다. 정부도 그렇게 알고 있다.
사면은 별개의 사안이다. 지금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 이런 것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그런 공감들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사면권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건 이재용 부회장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경우를 말한 것이다. 보통 통상적으로 대통령 사면이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충분한 공감대가 차올랐을 때 가능한 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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