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집값①]서울 전세 101주째 고공행진…재건축發 전세난 확산
부동산원 통계, 작년 7월 첫 주부터 계속 상승세 유지최근 상승폭 다시 확대…지난주 0.04→이번 주 0.06%서초구 0.26%…재건축 이주수요 동작·송파 인근 이동7주째 하락하던 양천구도 보합…서울 전역 반등 추세전월세신고제 전세난 가중 우려…정부 "과세용 아냐""입주 물량 감소·실거주요건 강화 맞물려 전세난 심화"
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다섯째 주(5월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6% 올라 전 주(0.04%)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지난 2019년 7월 첫째 주(1일 기준)부터 이번주까지 101주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작년 7월 도입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2법 시행을 전후로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가격이 쉼 없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진정양상을 보이며 지난 4월 넷째 주(4월 26일 기준)에는 0.02%까지 상승폭이 줄기도 했지만 임대차3법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다시 상승폭이 0.06%로 커졌다. 특히 최근에는 재건축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몰린 강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번주 서초구 전세가격 상승률은 0.26%에 달했다. 서초구 전셋값은 최근 0.04→0.07→0.16→0.26%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동 일대 반포주공1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이주가 본격화 되면서 주변지역 전세 가격에 불을 붙인 양상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초구는 정비사업 이주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면서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일 20억원(5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직전 최고가인 18억원 보다 2억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또한 서초구 재건축 이주 수요가 송파구·동작구 등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전세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번주 송파구 전세가격 상승률은 0.09%로 전 주(0.02%) 보다 4배 넘게 뛰어올랐다. 동작구도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0.10%로 확대됐고, 강남구도 같은 기간 0.02%에서 0.04%로 확대됐다. 이밖에 강북권에서는 노원구가 상대적으로 저가 인식이 있는 월계·공릉동 중소형 단지 위주로 오르며 0.10% 상승률을 보였다. 이번주에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주까지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양천구도 이번주 보합세로 올라섰다. 전세가격 불안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전월세신고제가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임대소득 정보를 가진 정부가 임대인의 과세 금액을 늘려 결국 전세 가격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임대차 신고내용을 과세정보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3개월 동안 임대차 신고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임대차 신고내용이 과세정보로 활용돼 세 부담 증가, 임대료 전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축적된 임대차정보는 제도 취지와 다르게 과세정보로 활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3개월간 임대차 신고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며 신고제가 임대차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점도 전세 가격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라 작년 7월 첫째 주 이후 47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4·7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V'자 형태로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전세가격이 최근에는 매매가격과 동조하며 동반 상승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과거보다 높아진 시세 수준에서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입주물량이 감소도 전세시장의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입주 물량은 6560가구로 전년 동기 1만3000여 가구의 50% 수준이다. 입주물량은 전세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입주 물량이 줄면 선호도가 높은 새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의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유진투자증권 김열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 감소 국면에 임대차법과 실거주요건 강화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난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