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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스타트⑤]전문가들 "서울 주택 수요 분산 한계…전셋값 상승 불가피"

등록 2021-07-04 04:00:00   최종수정 2021-07-12 1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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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원주민 반발 계속·주택 공급계획 차질 우려

공급대책에 차질 없도록 토지보상 등 정부 적극 나서야

청약 대기 수요 증가로 임대시장 불안…"추가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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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전문가 진단.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 3만200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이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4일 뉴시스가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 부동산 전문가 4인에게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이후 주택시장 전망을 물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3040대 '패닉바잉(공황구매)' 수요를 어느 정도 잠재우는 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거나 집값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 증가로 주택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예정된 공급물량이 줄거나 취소될 경우, 주택 매수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3기 신도시 주택공급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 지나치게 과열된 매매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입주와 본청약 지연 가능성이 크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신도시 주택공급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진행하더라도 정부의 애초 계획대로 주택공급이 차질없이 추진될지 우려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 3040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를 진정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3기 신도시를 둘러싼 각종 잡음과 LH 투기 사태로 불거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 하락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H 임직원 등 공직자들의 투기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주택 공급 계획을 취소하라는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면서 앞서 과천에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주택 공급계획이 철회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 도심의 32만 가구 공급을 위한 2·4대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집값을 안정화할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다"며 "정부는 공급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토지보상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서울에 살기를 원하는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오히려 주택 수요 대기자들의 '로또 청약'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추진으로 일정 부분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서울에 살기를 원하는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지금의 불안한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데 공급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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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내달 15일 인천 계양신도시 1100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 교수는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워낙 적기 때문에 이른바 로또 청약 수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공급 가구수를 그대로 두고, 공급 신청 대상을 늘리면서 로또 청약이라는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더라도 실질적인 입주 가능 물량이 없는 만큼 하반기 들어 전셋값과 매맷값은 동시에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전 청약제가 주택 매매 수요를 일부 잠재울 수 있으나, 주택임대시장에선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본청약보다 1~2년 앞당겨 시행해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앞두고 당분간 전월세로 눌러 앉으려는 임대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임대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해당 지역의 청약 대기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실제 주택이 공급될 때가지 당첨자들이 무주택자격 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시장에 머무르고, 임대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1년간 3기 신도시가 들어설 해당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3기 신도시가 들어설 경기 하남시의 3.3㎡(평)당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6월 1326만6600원에서 이달 1862만1900원으로 40.4%나 상승했다. 또 남양주시는 854만400원에서 1219만6800원(42.8%), 고양시는 1026만9600원에서 1348만7100원(31.3%)으로 올랐다.

또 다른 전문가는 3기 신도시 해당 지역의 거주 요건 채우기 위한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되고, 수도권광역철도(GTX) 등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만큼 젊은 층의 주택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위한 전세 수요 유입 등으로 주택임대 시장이 안정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교수는 "청약 대기 수요 증가로 전월세수요가 늘어나고,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 등이 겹치면서 전셋값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며 "앞으로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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