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결산④]안산-여서정-황선우, 샛별이 떴다
양궁 안산·김제덕, 도쿄올림픽 한국 첫 금메달 수확전웅태,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우상혁·황선우, 노메달에도 도전하는 모습에 '찬사'
2020 도쿄올림픽을 더 풍성하게 만든 건 '샛별'들의 활약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새로운 스타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안산과 김제덕은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별이다. 이들은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양궁 혼성전에 나서 지난달 24일 결승에서 네덜란드의 가브리엘라 슬루서르-스테버 베일러르 조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었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이들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안산은 여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도 금메달을 휩쓸어 한국 선수 최초로 하계 올림픽 단일대회 3관왕에 올랐다. 특히 개인전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속 슛오프로 더 짜릿한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경기 중 큰 기합소리로 주목을 받은 '파이팅 궁사' 김제덕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 금메달 2개로 첫 올림픽을 마쳤다.
신재환은 지난 2일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으로 참가자 8명 중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비된 '비밀병기'였다. 세계랭킹 1위의 신재환은 9년 만의 올림픽에 나서는 양학선(29·수원시청)에 가려져 주목을 덜 받았지만, 오랫동안 묵묵히 기량을 갈고 닦아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이 한국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모습을 보며 꿈을 키워왔던 그는 자신의 우상 앞에서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서는 감동적인 장면까지 만들어냈다.
여서정이 작성한 또 다른 최초의 기록은 한국 최초의 올림픽 부녀 메달리스트다. 여서정은 '도마황제'로 불린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딸이다. 여홍철은 KBS해설위원으로 딸이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함께하며 더욱 짠한 부성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회 막바지인 7일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합계 1470점을 획득, 전체 3위에 올랐다. 한국 근대5종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영원히 남게 됐다. 그는 "근대5종 역사를 쓴 것 같아서 기분 좋다"며 "이 느낌을 평생 간직하며 살고싶다"는 진심 어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메달이 있어야만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모습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야말로 기적을 썼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신기록이자,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이다. 1997년 이진택이 세운 2m34의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바를 넘지 못할 때도 "괜찮아", "이제 시작이야" 등을 크게 외치며 긍정적 에너지를 마음껏 뿜어내 단숨에 도쿄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메달은 없어도 눈부신 성과였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만도 1965년 멜버른 대회 이후 65년 만이었다. 그는 5위를 차지,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에 이 종목 아시아 선수 최고 성적을 써냈다. "자유형 100m는 결승에 뛴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이라며 환하게 웃은 그는 "황선우라는 선수도 많이 기억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소박한' 소감을 남겼다. 새로운 '마린보이'는 이미 팬들의 마음에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새겨넣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