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표 더 나빠졌다…연휴 이후 거리두기 강화 가능성 커져(종합)
방역 당국 "수도권 확산세 전환, 연휴 영향 주시"확진자 19% 늘고 감염재생산지수 0.99→1.1 상승환자수 따라 위중증·사망자도↑…숨은감염도 늘어"델타 변이+휴가철, 단기간 유행 통제 쉽지 않아""입원율 중심 체계 전환, 추석 연휴 전후 검토 가능"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가 정체 양상을 보이던 4차 유행이 지난주 휴가철을 지나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증가 추세이며 대전, 충청, 부산, 경남, 제주 등에서도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휴가철이 맞물린 광복절 연휴 이후 유행 상황에 긴장하고 있다. 확진자 수보다 입원 환자나 치명률을 중심으로 한 거리 두기 체계 전환 주장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며, 전체 인구 70% 1차 접종이 예상되는 추석 연휴(9월20~22일) 전후는 돼야 새로운 체계를 고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5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휴가철 이후 전국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유행이 완만하게 줄어들던 수도권은 지난주부터 다시 증가 추이로 전환됐고 비수도권도 대전, 충청, 부산, 경남, 제주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와 휴가철 이동이 맞물리며 유행이 큰 규모로 증가하고 있어 단기간 유행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금주는 광복절 연휴로 인한 후속 영향도 발생할 수 있어 긴장을 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행 중심지역인 수도권은 급격한 증가 추이는 꺾였으나 매우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 "비수도권의 경우 환자의 증가 속도 자체는 둔화되고 있지만 유행이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했던 일주일 전인 8일 평가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8일부터 14일까지 지난 한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780.3명이다. 그 전 주(1~7일) 1495.4명 대비 284.9명(19.0%) 증가했다. 60세 이상 환자 수는 214.1명으로 전 주 181.7명에 비해 32.4명 늘었다.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은 하루 평균 1077.1명으로 1주 사이 936.6명에서 140.5명(15.0%) 증가했다. 비수도권도 같은 기간 558.8명에서 703.2명으로 144.4명(25.8%) 늘었다.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주 1.10으로 그 전 주 0.99에서 유행 확산을 가리키는 1 이상으로 상승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차 감염자를 통한 2차 감염자의 평균으로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감염자를 통한 추가 확진자가 1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4차 유행 시작 당시(6월23일)인 6월 4주 차 0.99였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이후 1.20→1.24→1.32(7월11일~17일)→1.09→0.99→1.10 등이다. 누적 치명률은 0.97%(14일 0시 기준)까지 내려왔지만 지난 한주 사망자 수는 32명으로 그 전 주 21명보다 늘었고, 평균 위·중증 입원 환자 수도 약 347명에서 377명으로 증가했다. 손영래 반장은 "광복절 휴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전국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여행과 이동 등은 감염 확산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모임과 약속, 이동과 여행을 자제해 주시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므로 방역에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확진자 이외의 방역 지표도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감염 경로 조사 중' 확진자 비율은 31.5%로 직전 주 24.5%보다 7%포인트 올라갔다. 반대로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비율인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43.3%에서 39.5%로 떨어졌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중환자실 여력도 14일 오후 5시 기준 287개로 일주일 전 같은 기간 312개보다 25개 줄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휴가철 인구 이동 등이 맞물리면서 방역 당국도 현재 수준의 방역 조치만으로 확산세를 꺾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광복절 연휴 직후 감염 양상을 보며 추가 방역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더군다나 돌아오는 주에는 22일까진 현행 거리 두기 체계 후속 방안에 대해서도 결정해야 한다. 추가 방역 조치 검토 진행 상황을 묻자 손영래 반장은 "금주의 상황들을 좀 함께 보면서 이러한 추이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양상을 보고 거기에 따라서 방역 조치를 어떻게 개선·변모시킬 것인지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한 수도권 등 한달 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 일부에선 확진자 중심인 현행 거리 두기 체계를 고위험군 보호에 따른 위·중증 환자나 치명률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스라엘 등의 사례처럼 접종률이 어느 수준에 도달해도 확진자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목표를 확진자 억제가 아닌 치명률 감소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검토 가능한 시기에 대해선 전체 인구 70%인 3600만명이 백신 1차 접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추석 연휴 전후라고 언급했다. 손 반장은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제기하는 확진자 중심보다 치명률과 중환자, 위중증환자들 중심으로 방역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부분은 현재 예방접종 진행 상황이나 코로나19 치명률 수준으로 볼 때 아직 다소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방역당국의 당면 목표는 첫번째 4차 유행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고 두번째로 예방접종을 계획에 따라서 차근차근 확대하는 것"이라며 "추석 전후로 1차 접종이 70% 정도까지 완료되는 순간부터 시작해 일부 지표들을 조정하는 등 방역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예방접종률 상승에 따라 입원환자 중심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해외 국가들의 상황도 지켜보면서 재편을 논의할 예정이다. 14일 오후 5시 기준 중환자병상은 810병상 중 64.6%인 523병상이 사용 중이다. 수도권은 가동률이 69.2%로 현재 수도권 158병상 포함 전국 287병상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 악화 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입원하는 준-중환자 병상은 총 431병상 중 가동률이 전국 62.2%로 수도권 88병상 포함 163병상 이용이 가능하다. 감염병전담병원은 총 8592병상의 74.4%를 가용하고 있어 수도권 850병상 포함 2201병상의 여력이 있다. 15일 기준 생활치료센터는 총 79개소 1만8027병상 중 62.3%가 가동 중(6796병상 이용 가능)이다. 수도권 가동률은 62.0%로 5165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손 반장은 "아직 병상대기 등의 문제는 없으나 환자 증가에 따라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수도권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시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유행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지고 장기화되면 적절한 의료제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