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제②]與, 지사직 사퇴 요청…이 후보, 국감 전 정리할 듯
송영길, 지사직 사퇴 권유…이재명 "심사숙고해서 결정"'대장동' 공세 노출 부담에 국감 전 조기 사퇴 가능성野보다 빠른 후보 선출에도 현직으론 선거운동 제약
국회 국정감사의 피감기관인 경기도의 수장으로 올해 국감까지는 마치고 지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대선 체제를 서두르는 민주당 지도부에서 조기 사퇴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지사직 조기 사퇴 요청을 받았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제부터 이 후보는 단순한 경기지사가 아니라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라며 "하루 속히 경기지사직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를 해야됨을 강조하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최종 후보 선출과 함께 민주당이 신속히 대선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면서 이 후보도 지사직을 던지고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도지사로서의 책임도 있고 여당 후보로서의 책임도 있어서 쉽게 결정하긴 어려운데 심사숙고해서 정하도록 하겠다"며 "당에서는 신속하게 선거체제로 가자는 취지라서 고민할 게 많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개인 입장에서는 최대한 도지사 직무를 다하고 싶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당 지도부와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이 후보의 경기지사직 사퇴 시한은 대선 90일 전인 오는 12월9일까지다. 당초 이 후보 측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사퇴 시한보다는 당연히 빨리 지사직을 정리해야겠지만 경선 직후가 아닌 국감 이후가 그 시점이 될 것이란 입장이었다. 자칫 국감 전 지사직 사퇴가 야당에게 대장동 의혹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데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 정면대응하겠다는 이 지사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라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직 광역단체장 신분을 유지할 경우 이 후보는 오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2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 그러나 송 대표가 공개적으로 조기 사퇴를 요청하고 이 후보도 '당과의 논의' 필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국감 전 지사직 정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이르면 이번 주 중 조기 사퇴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서는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대선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지사직을 유지할 경우 국감장에서 야당의 거친 공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 민주당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본격적인 대선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려는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후보가 현직 지자체장으로 선거 운동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면 대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해 야당보다 후보를 조기에 선출한 의미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와 지도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사태도 그렇고 정책 문제도 우리가 여당이라 빨리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현안과 정책을 모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지사직을 정리하고) 후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도에서는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마당에 국감장에 서는 게 맞느냐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까지 이 후보는 지사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오늘 당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참작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내부에서도 당의 요청에 공감하면서 본선 후보 확정 후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 후보의 '턱걸이' 과반과 관련해 무효표 처리 문제에 이의제기를 하며 결과에 불복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사직 사퇴로 쐐기를 박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 후보가 대선후보 선출 직후 지사직을 내던지는 것은 무책임해 보일 수 있으며 국감이 두려워 피하는 듯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오히려 국감장에 당당히 출석해 특유의 '사이다' 발언으로 야당의 대장동 공세에 역공을 가함으로써 또 다른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후보 본인의 스타일도 이미 벌어진 싸움을 피하지 않는 정면돌파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