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술패권 전쟁서 승리"…재계, 인재 직접 키운다
미래 인재 육성 위한 산학 공동전선삼성·SK·LG 취업연계 계약학과 '붐'인력 수급난에 필수 인력 직접 육성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산업계가 첨단산업 분야 미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해 필요한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 인식 속에 직접 인재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빅테크(거대 IT 업체)와 온라인 플랫폼, 게임 등 신산업에 우수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는 위기감도 '인재 확보 전쟁'에 나서게하는 원인 중 하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와 고려대는 6G(6세대 이동통신)를 포함해 차세대 통신 기술을 다루는 30명 정원의 '차세대통신학과'를 오는 2023년부터 전기전자공학부에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로 신설하기로 했다.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재학 동안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산학장학금으로 지원된다. 또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 해외 저명 학회 참관 등 다양한 체험 기회도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통신과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7개 대학과 협력해 총 9개의 계약학과·연합전공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포항공대 전기전자공학과·컴퓨터공학과가 공동 운영하는 '차세대 통신 및 네트워크' 융합부전공이 개설됐다. 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주관으로 컴퓨터공학부·산업공학과 등 6개 학부(과)가 참여하는 '지능형 통신' 연합전공이 오는 3월 개설 예정이다. 연합전공은 여러 학과가 공동으로 전공과정을 개설해 융합 교육을 실시하는 제도다.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본인 전공 외에 일정 학점 이상 연합전공 과목을 이수하면서 장학금 등의 혜택을 지원받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한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지난 2006년 성균관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개설하고 채용연계형 학과를 운영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연세대로 운영 학교를 확대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부터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운영에 들어갔다. 마찬가지로 졸업 후 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이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은 학비 전액과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SK하이닉스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박람회 및 실리콘밸리 견학 등 국내외 연수 지원 ▲기업 전문가 초청 특강 ▲연구실 학부 인턴 프로그램 등 강의 외 프로그램 지원 ▲대학원 연계 진학 ▲성적우수자 학업 장려금 등의 지원을 받는다. 졸업 후 석사 및 석박통합과정 연계 진학 시에도 학비와 학비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SK하이닉스는 2005년부터 고려대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구축해 인재 양성에 힘써왔으며 2009년 1학기부터는 대학원 과정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개설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오는 2023학년도부터 공과대학에 정원 30명 규모의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신설한다. 학생들은 전자·전기·물리·화학·재료 등 전 기술 영역에 걸쳐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이수한다. LG디스플레이는 재학기간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 학비보조금을 지원한다. 결격 사유가 없다면 졸업 후 LG디스플레이 취업을 보장한다. 배터리 업계도 채용연계 과정 개설에 적극적이다. 삼성SDI는 한양대에 내년부터 10년간 배터리융합전공을 이수한 학부생 중 장학생 200명을 선발한다. 또 서울대·포스텍·카이스트에서도 내년부터 10년간 석·박사 300명의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연세대·고려대 대학원에 배터리 관련 학과를 설립해 석·박사를 뽑는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법인인 SK온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배터리 분야 석사를 모집했다. 업계에서는 채용연계형 계약학과 개설 열풍은 필요한 인재가 부족하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급속도로 진화하는 첨단 산업과 신산업 생태계 속에서 현재 대학이 가진 학과 과정과 정원 규모만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른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가 상징하는, 고액 연봉을 보장하는 IT 기업들로 우수 인재가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계산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