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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첫날 등굣길..."얘들아 어서와! 떨어져서 가요!"

등록 2022-03-02 11:20:15   최종수정 2022-03-07 0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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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 코로나 유행세 속 개학

"친구 만나서 기뻐요" 등굣길 힘찬 인사

부모님과 손잡고 등교한 어린이들 많아

부모 "이젠 방역 익숙…학교·아이 믿어"

그래도 최다 확진에 불안한 반응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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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새 학기 개학일인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03.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애들아 어서 와! 떨어져서 걸어야 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 유행 정점을 앞두고 2일 전국 초·중·고교가 개학을 맞았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재잘거리며 교문을 통과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선생님들이 반가운 듯 힘차게 인사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교문 앞 몰려있는 아이들의 간격을 벌려 놓으며 "떨어져서 가라"라는 말을 반복해 외치던 보안관은 "아이들이 반가우니까 붙어서 오는데, 아직 가급적이면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을 잡은 채 등교한 4학년 어린이 2명은 "모르는 애들 만날 생각에 긴장이 좀 되는데 그래도 친구들을 만나서 기쁘다"며 "엄마가 손 소독제 자주 하라고 잔소리를 많이 했다. 조심할 거니까 코로나 걱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부모님이나 할머니의 손을 잡고 등교하는 학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새 학기에 코로나까지 자녀의 적응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교문을 통과한 뒤에도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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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새 학기 개학일인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등교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2.03.02. [email protected]

이날 학교 현장에서 만난 부모들은 대체로 코로나 감염은 불안하지만 아이들의 교육적, 정서적 측면을 고려하면 대면 수업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2학년, 5학년 자녀 2명을 학교에 보낸 방하선(45)씨는 "걱정은 되지만 아무래도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학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학교에서 소독, 거리두기 등 관리도 잘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은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씨는 "아이들도 학교 가면 코로나 걸릴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며 "저학년의 경우 들어갈 때부터 코로나가 있었기 때문에 소독과 얼굴에 손 안대는 것 등 개인 방역에 익숙해져 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각인이 돼 있어서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에 대해서는 "큰애가 비염이 있는데 예전에 한번 시도했다가 나흘 동안 코피를 흘리고 고통스러한 적이 있어서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음주부터 학생은 주 2회, 교사는 주 1회씩 등교 전날 저녁에 선제적 신속항원검사 실시가 권고됐지만 의무는 아니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김모(39)씨도 대면 등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3학년 아이를 둔 김씨는 "원격으로 하면 수업이 안 된다.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일어나서 그냥 영상 틀어주면 앉아서 듣기만 할뿐"이라며 "우린 그나마 애가 딸이라 좀 앉아 있는 편인데도 잘 안됐다"고 말했다.

3학년 아들이 있는 이모(46)씨는 "아이가 집에만 있었더니 너무 힘들어 해서 개학을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들을 너무 만나고 싶어하더라"며 "줌 수업은 학교에서 하는 만큼은 아닌 것 같고 언제 나를 부를지 모르니까 늘 신경 써야 하는 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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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새 학기 개학일인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02. [email protected]

다만 이날 확진자 22만명이라는 최다 수치가 나오는 등 코로나 유행이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에서 원격·단축 수업 등을 선호하는 부모들도 있었다.

방씨는 "주변을 보면 부모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많이 나뉘어있는 상황"이라며 "일을 해야 하니까 아이들이 학교 가길 바라는 부모들과 지금 정점을 찍고 있으니까 온라인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엄마들도 있다"고 전했다.

태랑초는 2주간 전학년 정상등교를 원칙으로 하되 시교육청 기준에 따라 원격수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서울 지역 초·중·고는 '전교생 3% 내외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그리고 '학년 또는 학급 내 확진, 격리 등 등교중지 학생이 15% 내외일 때' 대면 교육활동이나 등교 수업을 축소할 수 있다.

정해웅 태랑초 교장은 "교육 활동은 만남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역을 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학교가 학생 수가 많아 조마조마하긴 하지만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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