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변신]①같은 아파트, 외딴 '임대 섬'…이런 차별 없앤다
"분양-임대세대 완전 혼합배치…동호수 동시·공개 추첨제"임대주택 사용자도 입주자대표회의 참여토록 법개정 건의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1. 서울 A아파트 단지 한쪽편에 들어선 임대동은 분양세대가 있는 동과 페인트 색이 다르다. 파란색으로 칠해진 분양주택과 달리 분홍색으로 칠해져 누가봐도 다른 아파트처럼 보인다. 분양세대와 임대세대를 섞는 혼합단지로 지어졌는데, 실제로는 섞이지 못하고 명확히 분리된 것이다. #2. B아파트 단지의 임대동은 분양세대가 있는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이고 출입구조차 이용하지 못한다. 아파트 사이에 가설벽이 설치돼 출입 자체가 제한된 탓이다. 서울시가 이러한 분양·임대주택 간 '눈에 보이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완전한 '소셜믹스(혼합주택)' 실현에 나선다. 단지 내 분양세대를 공급하고 남은 세대에 임대주택을 배치하거나 별동에 따로 두는 등그동안 막지 못했던 차별요소를 전면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그동안 양적 공급에 치우쳤던 공공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주거복지 우선주의'로 전환하는 내용의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을 내놨다. 공공주택에 대한 차별 요소를 없애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소형에서 중형으로 평수를 확대해 품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시는 동·호수 차별이 없도록 공공·분양주택 세대가 동시에 참여하는 공개추첨제를 전면 시행한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급자 관점의 '임대주택', '임차인', '임대료' 등의 용어도 '공공주택', 사용자', '사용료' 등으로 전환한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임대주택 사용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공동주태관리법 개정도 건의할 예정이다. 임대주택의 품질도 누구나 살고 싶은 '고품격 주택'으로 개선한다. 이전에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의 임대주택을 주로 20~60㎡ 이하로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 지어지는 임대주택은 기존 대비 평형을 1.5배 확대한다. '임대주택=작은 집'이라는 편견을 깨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간 서울시가 건설·매입하는 임대주택 신규물량 12만호 중 30%를 3~4인 가족을 위한 60㎡ 이상 평형으로 채울 계획이다. 아울러 임대주택 기획단계에서부터 태스크포스(TF)가 평형, 평면, 마감재 등의 적정성을 사전에 검토하도록 한다. 대학가, 역세권, 주거밀집지 등 입지와 유동인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지역의 주거 수요에 맞는 면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임대주택 입주민 일부에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주거이동'을 누구나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주거이동은 다른 층수나 다른 면적·지역의 임대주택으로 이사하는 것으로 그동안 결혼, 생업유지, 질병치료 등 특별한 사유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앞으로는 입주자가 희망하는 경우 이동가능 주택이 있으면 검토를 거쳐 제한없이 주거이동이 가능해진다.
시는 주거복지 관련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주거안심종합센터(가칭)'를 설치할 예정이다. 오는 2024년까지 25개 전 자치구에 만들어 시민 누구에게나 소득과 가구원 수, 주거형태 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함께 있는 혼합단지의 보이지 않는 벽은 심각한 문제"라며 "서울시가 3대 혁신방안을 통해 서울의 임대주택을 민간아파트 부럽지 않은 쾌적하고 품질좋은 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