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변신]③품질 좋아지면, 비용 늘텐데...저소득층 부담은?
오세훈 "소득과 연동해 맞춤형 임대료 책정"…세입자 부담 주장 선그어임대주택 공급시스템 개선 목소리도…'양적 확대에 집중해야' 주장도 제기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리모델링에 따라 건축비가 증가하게 되면, 이를 취약계층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입주 시 소득요건 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서울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증가한 건축비를 취약계층이 부담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새롭게 도입할 '서울형 건축비'를 기준으로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리모델링 예산을 산정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추가 예산을 부담하고, 부족한 부분은 추후 본예산을 통해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인 만큼 그들에게 증가하는 건축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품질 임대주택의 구조 형식, 마감자재 수준 등을 반영한 '서울형 건축비'를 토대로 예산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평당 건축비가 늘어나겠지만, 세입자가 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8일 '임대주택 품질개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통합공공임대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는 과정이다. 평수나 품질 등에 비례해서 임대료가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 입주하는 사람의 소득과 연동해서 맞춤형 임대료가 책정되는 것"이라며 세입자 부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뿐만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이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고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등 편법·불법 입주자들이 여전한 만큼, 이들을 실시간으로 가려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인호 KDI(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임대주택 고급화 사업은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미 공급된 임대주택 대부분이 노후화한만큼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현재 공급된 임대주택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하게 제공되고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고도 임대주택에 머물며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적정하게 임대주택을 공급받아야 할 취약계층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스템은 임대주택 입주는 쉽지만, 퇴출이 어려운 구조"라며 "이런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품질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개선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경제는 결국 양면을 가지고 있는 선택의 문제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울 전체 주택의 10% 정도가 임대주택이다. 경제협력개발평균(7%)과 비교해도 결코 낫지 않은 수준"이라며 "물론 임대주택 공급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지금처럼 최저주거기준(14㎡)에 맞춰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보다는, 살기 좋은 고품질 임대주택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