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떠나나②]일부는 이미 짐 쌌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하며 2700선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이어가자 개인들은 저점 매수를 이어왔는데 지난달부터는 반대로 개인이 매도세를,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중 1조 33억원을 순매도했다. 월 거래량을 기준으로 개인이 순매도로 마감한 달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에서는 월간 기준으로 두 달만에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17조 573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조7235억원을, 기관은 7조3281억원의 물량을 던졌다.

이처럼 외국인·기관과 개인투자자 간의 눈치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총 상위 종목들은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다. 국내 증시 부진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같은 투자자들 간 엇갈린 매매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월 7만90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일에는 6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도 올해 1월 11만원대를 기록했지만, 지난 4월부터는 8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20만원대를 보이던 현대차도 최근 18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저점에서 매수를 해오던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노리기 위해 주식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갈수록 매수에서 손을 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대로 최근 매수세를 보이는 외국인들의 수급 영향력은 중국 봉쇄 완화 등으로 인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데믹 랠리의 주축이었던 개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됐다. 매수거래의 7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60% 초반대로 떨어졌다"면서 "모멘텀을 추종하는 개인의 성향을 고려하면 순환적 반등 국면에서 개인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양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6일부터 31일 사이 4영업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약 1조 7000억원"이라면서 "중국 봉쇄 해제를 앞두고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점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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