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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 삼성전자 '애물단지'로 [동학개미 떠나나①]

등록 2022-06-04 08:00:00   최종수정 2022-06-14 09: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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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전자' 정체...매집한 개인투자자들 고민 깊어져

M&A, 주주환원 정책 등 요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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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2.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동학개미 560만명이 사들인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33%나 빠졌다. 지난 3월 이후 6만원대로 추락한 뒤 '6만전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15%(100원) 오른 6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3월29일(7만200원) 이후 6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초 9만6800원을 기록하며 '10만전자'를 바라봤으나 지난해 말 '8만전자'로 하락했다. 올 3월30일 6만9900원으로 7만원 밑으로 떨어진 뒤 주가가 횡보하며 6만전자에 갇혔다. 지난달 12일에는 종가 기준 6만49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인 6만4500원에 근접했다. 이후 소폭 반등하면서 6만8000원까지 회복해 7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다시 6만7000원대까지 빠져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67조4339억원에서 이달 1일 398조1845억원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삼성전자 주가 부진을 이끈 세력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 1위는 삼성전자로 5조5094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1조7589만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개인 순매수액(22조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달 24일 향후 5년간 450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크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만 TSMC 주가 급락에서 알 수 있듯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주가 흐름 부진에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부사장급 이하 비등기 임원 20여 명이 회사 주식 30억여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했다.

증권가도 목표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도 '강력 매수'에서 '매수'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목표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내렸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 수준은 올해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BR) 1.4배 수준으로 대외적 악재들이 충분히 반영된 주가"라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시장에서 가장 보수적인 당사 예상 올해 BPS 대비 1.3배에 해당하며, 주가의 바닥은 연간 저점 배수들의 평균인 1.2배 (6만원대 초반)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락 관성에 따라 주가의 소폭 추가 하락이 가능하나 현재 주가는 저점 매수가 가능한 구간대에 진입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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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2.04.28. [email protected]
삼성전자 주식 매수 주가가 지지부진한데도 동학개미는 삼성전자를 매집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9993억원을 순매수해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한국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 보유자는 561만4490명으로 전년 대비 89.8%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63조6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326조6939억원으로 16.8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략 변화를 통해 점유율 확대보다 당분간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돼 향후 실적 개선 추세는 시장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향후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하반기 반도체 수요 개선의 가시성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인수합병(M&A) 등의 이슈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M&A 추진과 관련, "대형 인수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조간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투자자들의 기대가 감소해 주가가 2022년 기준 PER 8.3배에 거래 중"이라며 "오너 경영 복귀와 대형 M&A 가능성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M&A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주가치 증대가 필연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에 기반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예상한다"면서 "하반기 주주환원 정책 재검토 여부가 주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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