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이 분류하고 갖다주고…자동화로 무장한 물류센터
지난 13일 오후 들른 경기도 군포의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모습이다. 작업자 앞에 3대의 로봇이 영양제, 마스크, 구강청결제 등 34종의 물건이 담긴 선반을 들고 가져와 일렬로 줄을 섰다. 반대편에는 또 다른 로봇이 빈박스를 들고 작업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작업 화면에는 선반 몇 번째 칸에 어떤 상품이 있는지 나타나고 작업자는 화면에 맞춰 상품을 꺼내 박스에 넣는다. 그러면 상품이 담긴 박스는 로봇이 들고 이동한다. 이후 검수·포장·분류 과정은 사람 없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로봇이 갖다주면 작업자는 최소한의 확인 및 상품 투입 정도만 할 뿐 대부분의 작업을 로봇이 알아서 해주는 셈이다. 조주형 CJ대한통운 군포 풀필먼트센터장은 "각 구간마다 최적화된 자동화기술을 적용해 불필요한 작업동선을 없앴다"며 "현재 시간당 1인 작업량은 23.8박스로, 일반 물류센터 작업방식 대비 55% 향상됐다"고 말했다. 연면적 3만8400㎡(1만1616평)에 5층 규모로 들어서있는 군포 풀필먼트센터는 2층이 스마트층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한 이곳은 이커머스 물류에 알맞은 첨단기술이 적용돼있다. 풀필먼트는 여러 고객사들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면서 재고관리·포장·검수·출고·배송 등의 물류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서비스다. 미리 상품을 보관한 상태에서 주문에 따라 곧바로 배송해줄 수 있는 이커머스 업체와 제휴해 소비자가 빠른 배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일반 택배물류에 비해 자동화가 이뤄진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적합하다. 현재 스마트층인 2층에는 14곳의 셀러가 입점해있다. 이곳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작업자가 터치스크린으로 상품을 호출하면 피킹 AGV(Automated Guided Vehicle·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하는 고정노선 운송로봇)가 상품들이 있는 선반을 골라 가져온다. 이때 작업자가 소비자 주문에 맞는 상품을 꺼내 박스에 넣으면 이송 AGV가 박스를 들고 검수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일반 물류센터에서는 작업자가 보관구역에서 주문 상품들을 일일이 찾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은 뒤 작업공간으로 가져와 배송박스에 옮겨 담아야 하는 만큼 스마트층의 효율성이 훨씬 높다. 심지어 배송 박스는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각 상자별 빈 공간 수준을 판단해 스스로 완충재를 적절한 정도로 집어넣고 자동으로 테이프를 밀봉한다. 또 센터로 입고되는 모든 상품의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해 포장박스를 알아서 적절히 배정하도록 프로그램돼있다 이 과정에서 컨베이어 벨트에서 박스 무게를 측정해 중량값에 오차가 클 경우 배송 상품이 정확히 담겼는지 재확인하도록 분류하는 작업도 자동으로 해준다. 현장에서도 작업자가 시범적으로 휴대폰을 배송박스에 넣으니 곧바로 빨간불이 켜지면서 오류를 확인하도록 박스가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으로 빠져나왔다. 이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자정까지 주문을 마감한 상품에 대해서는 익일배송이 가능해졌다. 소비자들이 오전 10시까지 주문할 경우 당일배송도 가능하다. 조 센터장은 "스마트층에서는 피킹 과정의 자동화를 통해 하루 평균 3만건 배송 처리가 가능하고 최대 4만3000건까지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