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에서 '영원히 하나'를 외칩니다"(종합)
오늘 데뷔 15주년 맞은 국민 걸그룹정규 7집 발매타이특곡 '포에버 원', 업그레이드된 '다만세' 데칼코마니국내 최장수 걸그룹…비결은 "우리가 우리를 좋아해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에서 미리 감상한 그룹 '소녀시대' 정규 7집 '포에버 원(FOREVER 1)'의 동명 타이틀곡 '포에버 원' 뮤직비디오는 이 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다만세) 내용이 업그레이된 데칼코마니였다. 각자 공간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하는 멤버들이 한 공간에 뭉쳐 같이 나아간다는 내용이 그렇다. 꼭 15년 전인 2007년 8월5일 공개된 '다시 만난 세계' 뮤직비디오에서 윤아는 옷가게에서 묵묵히 일했고, 서현은 홀로 발레 동작을 선보였으며, 태연은 경비행기를 정비하고 수영은 그걸 조종했다. 소녀시대의 15번째 생일인 이날 오후 6시 정식으로 공개될 '포에버 원'에선 윤아는 연기를 하고, 서현은 뮤지컬 무대에 서며, 태연은 보컬로 공연하고 있다. 이렇게 멤버들은 각자 성장 서사를 써왔고, 그 성숙한 무늬들은 소녀시대라는 국민 걸그룹의 자신감과 자부심 넘치는 표정을 만들었다. 그렇게 이날 데뷔 15주년을 맞은 소녀시대 역사는 K팝 걸그룹의 표상이 됐다.
소녀시대를 매니지먼트하는 SM엔터테인먼트는 '광야'라는 공통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소리의 여신'이라는 광야 속 세계관과는 별개로 소녀시대는 이번 정규 7집 '포에버 원'만으로도 독자적인 세계관을 만들 수 있다. 그간 소녀시대의 15년 역사가 이곳에 지층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만난 세계'의 멜로디를 일부 차용한 뒤 "우리 꼭 영원하자"라고 노래하는 '포에버 원'이 대표적. '다시 만난 세계'의 도입부 코드가 '포에버 원' 브리지에 삽입됐다. '다시 만난 세계'를 작곡한 히트메이커 켄지(KENZIE·김연정)가 역시 작업했다. 그녀는 앨범 프로듀싱에도 참여, 다시 한번 소녀시대에게 힘을 실었다. 역동적인 코드 전개와 드라마틱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포에버 원'은 소녀시대 멤버들의 청량한 가창과 페스티벌 현장에 있는 듯한 신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멤버들이 "포에버 원"을 외치며 '제2의 다만세'를 꿈꾼 곡이다. 레드벨벳, 에스파 이전에 소녀시대가 있었다. 소녀시대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기획력이 얼마나 좋은 걸그룹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답안이다. 특히 '다시 만난 세계'는 음악, 퍼포먼스, 비주얼 등에서 대중이 바라는 걸그룹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 2016년 이화여대의 학내 시위 현장에서 투쟁가 대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퍼진 건 대중음악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조명이 됐다. 아이돌이 단지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넘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걸 확인한 순간이었다. 혹자는 '다시 만난 세계'에 대해 '젊은 세대의 아침이슬'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수영은 '포에버 원'이 '다시 만난 세계'를 떠올릴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고 켄지 작곡가에게 전달했다. 그는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를 당시엔 (내용을) 잘 모르고 에너지 넘치게 '떼창'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며 부른 곡"이라고 돌아봤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노랫말이) 여러 의미로 해석이 되더라고요. '포에버 원'이 '제2의 다시 만난 세계'처럼 다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태연은 "15주년을 맞아 저희 상황을 충분히 사전 계획해 켄지 작곡가님에게 의뢰 아닌 의뢰를 하듯 부탁을 드린, '맞춤 제작곡'"이라고 부연했다.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노래했어요. '우리 영원하자'라는 가사도 있고, 지금의 소녀시대가 할 수 있는 내용들인 것 같죠. 저희에게 찰떡 같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포에버 원'의 "우리 영원하자'라는 노랫말은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 이 순간의 느낌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라는 '다시 만난 세계'의 마지막 노랫말과 군무를 춘다.
윤아는 "저희의 목소리를 듣고, '울컥'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들었어요. 저 역시 예전 소녀시대 노래를 들으면 향수처럼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뭉클해져요. 소녀시대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소녀시대 5년 만의 완전체 앨범이자, 신곡 10곡이 실린 이번 정규 7집엔 이밖에도 소녀시대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과거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티저부터 등장한 택시는 정규 3집 수록곡인 '미스터 택시'를 연상케 한다. '유 베터 런'은 정규 2집 리패키지 타이틀곡인 '런 데빌 런'의 후속편 격이다. '종이비행기'라는 트랙은 콘서트 때 팬들이 소녀시대를 향해 날린 종이비행기 물결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먼저 녹음한 '럭키 라이크 댓'에 등장하는 '소원' 노랫말은 소녀시대의 팬덤 '소원'과 겹쳐진다. 써니는 "티저, 재킷, 뮤직비디오까지 15주년을 기념하면서 그간 활동한 걸 복습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저희도 다시 한 번 소녀시대가 뭘 했는지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팬분들도 그동안의 저의 모습을 찾아보시고, 향후 소녀시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시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수영은 보통 '악당'으로 해석되는 '빌런'에 대해 다르게 보기를 시도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선택지를 고르는 괴짜"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현재를 관찰하다 보니, 저희가 (한창) 활동하던 시기와 다르더라고요. 빌런이 주인공인 영화도 많이 나오고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개성이 확고한 캐릭터들이 사랑받는 시대가 된 걸 지켜 보면서, 사실 캐릭터 개성이 가장 뚜렷한 건 소녀시대 멤버들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2세대 걸그룹은 같은 세대 보이그룹과 함께 한류를 연 세대다. 그런데 소녀시대만 살아 남았다. 사실상 현존 최장수 걸그룹이다. 현재 멤버 각자 활발하게 활동하며 팀으로 뭉치는 건 소녀시대밖에 없다. 수명이 길지 않은 아이돌 그룹, 특히 더 수명이 짧다는 것이 불문율인 걸그룹 역사에 소녀시대는 이례적이다. 게다가 소녀라는 타이틀을 앞세우고 말이다. 더구나 수영, 서현, 티파니는 SM 소속이 다르다. 수영은 "한 울타리에 있을 땐, 마음만 먹으면 뭉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각자 개인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한 번 모이는 시간이 소중하죠. (7집 작업은)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은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30대가 된 이후 생각이 많아졌다는 유리는 "예전엔 위대한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는데, 이제는 한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유지해온 분들이 더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15년 동안 같은 멤버들과 한 그룹에 있고, 또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특별하다"고 여겼다. 태연은 "소녀시대가 소녀시대의 팬"이라는 점을 장수 비결로 꼽았다. "사실 여자 여덟 명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건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마음 속에 공통점이 하나 있죠. 모두 소녀시대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 결국 목적이 같다 보니까 이 순간까지 온 것 같아요." 소녀시대는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유튜브 ·틱톡 소녀시대 채널을 통해 '걸스 제너레이션 '포에버 원' 카운트다운 라이브'(Girls' Generation 'FOREVER 1' Countdown Live)를 통해 소원과 만난다. 음반은 오는 8일 오프라인에 발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