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설상가상…동원령에 여론 등돌리고 포로 석방에 매파 분노
푸틴 측근 메드베드추크 전 야당 지도자 등과마리우폴 항거 주역 아조우 연대 지휘관들 맞교환젤렌스키 "우리 나라의 분명한 승리" 선언한 반면러 민족주의자들은 "참전 군인에 대한 모욕" 주장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부분 동원령으로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포로 교환으로 인해 러시아내 강경 민족주의자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 고위 간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포로 교환을 우크라이나에서는 승리고 받아들이고 있다. 튀르키예 중재로 이뤄진 포로 교환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에서 많은 영토를 탈환한 가운데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로 귀환한 포로 215명 중에는 마리우폴 방어를 이끌어 대러 항전의 상징이 된 고위 지휘관들이 포함돼 있다.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에서 몇 주 동안 항거하던 1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명령에 따라 항복했었다. 러시아는 항복한 아조우 연대 부대원들이 테러리스트라며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야간 연설에서 교환협상이 상당기간 진행돼 왔다며 "이번 일은 우리나라, 우리 사회의 분명한 승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포로 55명과 푸틴의 측근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를 석방했다. 메드베드추크는 해산된 친러 정당 지도자로 반역혐의를 받고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당초 메드베드추크를 석방하는 대신 50명을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4배 이상을 풀어주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친러 인사 1명과 200명의 전사를 교환했다…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양측이 포로로 잡고 있는 인원이 얼마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 한 인터뷰에서 최근 하르키우 공격전에서 러시아군 수백명을 포로로 잡았지만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에 붙잡혀 있는 포로가 더 많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 귀환한 마리우폴 전사 188명 중 108명이 아조우 연대 소속이라면서 아조우 연대 지휘관들의 석방 교섭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당국자들은 포로교환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메드베드추크나 아조우 연대 전투원들이 포함돼 있는 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와 포로 교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갈수록 러시아의 전쟁 실패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러시아내 전쟁 지지자들이 포로교환을 비판하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들을 이끌었던 전직 정보요원 이고르 기르킨은 아조우 연대 지휘관들의 석방을 배신이며 현재 참전중인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석방은 범죄보다 나쁘며 실수보다 나쁘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바보짓"이라면서 "최소한 대통령이 동원령을 발표하기 며칠전에 할 수는 없었던 일"이라고 썼다. 다른 친 전쟁 블로거들도 비난에 가담했다. 러시아의 친정부 언론인으로 꼽히는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러시아의 영웅들을 이런 식으로 맞이하는 건 이상하다. 공항이 텅비었다. 영접하는 사람은 고사하고 국기도 없고 꽃다발도 없다"고 썼다. 워곤조(WarGonzo)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전쟁 지지 블로거 드미트리 셀레즈네프도 "아조우 연대 병사들을 석방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조우 지휘관들이 지금 특별군사작전에서 벗어나 튀르키예에서 쉬고 있다는 사실은 조롱처럼 느껴진다"라고 썼다. 러시아 대법원이 지난 8월 아조우연대를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아조우 연대는 2014년 친러 반군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들을 점령했을 당시 취약한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는 민병대로 창설됐다. 러시아 선전 매체들은 아조우연대 소속원 다수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며 이 부대를 이끌었던 안드리 빌레츠키 연대장을 친나치 이념을 지지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해왔다. 아조우 연대는 2016년 빌레츠키가 부대를 떠난 뒤 우크라이나 국방경비대에 편입됐다. 마리우폴의 친러 당국은 아조우 연대 부대원들을 포함한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을 시내 콘서트홀에서 재판할 준비를 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모든 협상이 깨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포로교환 합의에 따라 5명의 지휘관들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튀르키예에 남아 있어야 한다. 데니스 프로코펜코 사령관과 스브야토슬라우 팔라마르 부사령관, 36해병여단 사령관 세르히 볼린스키 등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전보좌관은 22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상에 이어 포로 교환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에 감사를 표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된다. 푸틴과 젤렌스키가 포로교환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포로교환협상을 담당한 우크라이나 의원 루스템 우메로우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포로 교환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 교환이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붙잡혀 있는 시민들을 데려오기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다. 이번 교환은 평화협상과는 무관하다…우리의 반격과 진격은 모든 땅을 해방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로 교환과 별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붙잡힌 미국, 영국, 모로코, 스웨덴, 크로아티아 국적의 외국인 병사 10명이 석방됐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내졌으며 이곳에서 자국으로 돌아간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가 밝혔다. 이들 병사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당국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친러 당국은 이 지역 주민들의 탈출을 막고 있다. 멜리토폴 망명 시장 이반 페도로우는 러시아가 이 지역 주민들을 징집할 것이라며 크름반도를 통해 가능한 한 빨리 탈출하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