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시장 기상도②]고금리 유지 전망…'속도전' 마치고 '체력전' 온다
내년도 금리 인상 지속…정점 달해도 하락 전환 어려워기준금리 인상에 시장금리 상승…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대출자 채무상환 능력 관건…"중저신용자 약한 고리"[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올해 하반기 급등했던 금리가 내년에는 '속도전'을 끝내고 '체력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금리가 고점을 유지하면서 하락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금리 상황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기존 3.75~4.0%에서 4.25~4.5%로 올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최종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며 "금리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특정 금리 수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인 상황을 유지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FOMC 위원 19명 중 17명이 내년 최종 금리를 5%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접근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최종 금리 수준에 도달하더라도 하락 전환하는 대신 고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현재 3.25%에서 3.5%로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올린 후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은 금통위원들 상당수도 내년 최종 기준금리는 3.5% 내외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0%까지 인상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친다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가 미 연준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큰 데다 미국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한은도 금리 격차와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등에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파월 발언의 핵심은 내년에 금리를 낮출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며 "금리가 정점에서 오래 머문다면 채권시장 금리도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 대출금리도 정점에 도달한 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15일 공시된 11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4.34%로 사상 처음 4%대를 넘어섰다. 6개월 전보다 2.36%포인트가 뛰었다. 10월에는 한 달 만에 0.58%포인트가 급등하기도 했다. 코픽스는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된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은 4%대를 기록 중이다. 10월에는 5%대까지 올라섰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8%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16일 기준 연 5.19~7.72%로 나타났다. 고정금리는 연 4.80~6.87%다. 내년에는 금리 인상폭이나 속도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는 고금리 부담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금리 고공행진에 금리 변동 주기를 새로이 맞이하는 대출자에게 높은 수준의 금리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 증가보다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대출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특히 중저신용자가 약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