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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당 1만5699명' 중국 넘어선 인구밀도…"과밀위험 데이터 쌓아야" [안전사회]③

등록 2022-12-30 06:00:00   최종수정 2022-12-30 08: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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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밀 현상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 전반의 경각심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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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 김포골드라인 출퇴근 시민들 모습. (사진은 김주영 의원실 제공)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생겼다. 이전에는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만원 열차에 몸을 욱여넣는 일이 힘들긴 했으나 두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참사 이후에는 사람이 몰리는 상황이 되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이씨는 "공포감을 한번 느낀 뒤 사람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하고 있다. 출근할 때도 10~20분 일찍 나서서 열차 1~2개는 보낸 뒤 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 한복판 골목길, 일상적인 공간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이씨의 경우처럼 참사 이후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 가면 불안해하는 일종의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만원 지하철, 스포츠 경기장 등 과밀 현상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 전반의 경각심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인구 밀도가 높은 편이며, 이로 인해 일상 곳곳에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지난 2020년 기준 1㎢당 51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상위에 해당한다.

이는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 950만명으로 인구밀도는 1㎢당 1만5699명이다.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국내 곳곳, 특히 수도권에서는 과밀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안전 사고에 대한 위험도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예컨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버스와 지하철에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일이 다반사다. '지옥철'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지 오래다. 다만 과밀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가끔 열리는 도심 행사에서도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지난 10월8일 열렸던 불꽃축제에는 이른 시간부터 여의도 한강공원에 텐트와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오후가 되자 돗자리 하나 펴기 힘들 정도로 과밀화가 심각했다. 당시 현장을 찾았던 30대 김모씨는 "공기가 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규모 스포츠 시설, 공연장, 보신각 타종 행사, 일출 명소 등에서 어렵지 않게 과밀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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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10월30일 새벽 사고현장.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022.10.30. [email protected]

문제는 습관적으로 마주하는 인구 과밀 현상은 일상에서 위험을 인식하는 감각을 무뎌지게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우리 사회가 경험했듯 만연한 '안전 불감증'은 한순간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제도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다"며 "이태원 참사도 압사로 사람이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위험 요인들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매뉴얼과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회장은 "이 시간대에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딘지, 현 상황에서 가장 위험 지역은 어딘지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며 "예컨대 퇴근 시간이면 강남과 잠실, 광화문에 밀집도가 높고, 비가 올 때는 강남 저지대가 위험하다는 등 시간대별, 상황별로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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