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 풍선 격추 계기 미 정가 일치된 대중 강경 목소리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과 백악관까지대중 강경 조치 강조하는데 여념 없어유화적이던 민주당 정부 노선 급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격추된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모든 정치지도자들이 중국에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며칠 동안 백악관이 정찰 풍선 요격에 즉각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에 무르다고 비판했고 민주당도 공격적 대응 목소리를 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난 4일 정찰풍선을 격추하도록 명령하면서 전투기를 여러 대 출격시켜 압도적 힘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부터 무력으로 풍선을 격추할 생각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위 당국자들은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풍선이 미 영공에 진입한 직후 격추 명령을 내렸다고 강조하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취소한 점도 부각한다. 그러나 더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고위 당국자였던 브렛 브루언은 니컬러스 번즈 주중 대사를 소환하고 주미 중국 대사관의 정보 당국자를 추방하라고 요구하면서 관련자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이 시진핑에게 전화해 항의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시 주석 관련 비밀을 공개할 것이라고 위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국 강경 입장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 정계 전반에 팽배하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조차 중요한 경제 파트너인 중국을 핵심 정치적 우려 대상이라고 공격한다. 지난 몇 년 새 의원들이 중국이 코로나를 악화시키고 공급망 혼란을 부추겼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백악관은 중국 앱 틱톡과 관련한 국가 보안 우려를 강조하고 대만 독립과 관련한 강경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데 이어 신임 케빈 매카시 의장도 대만을 방문하겠다는 신호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독재가 충돌하고 있다고 묘사한다. 백악관이 과거에도 있었던 중국의 정찰 풍선 포착을 이번에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화당 지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첩보활동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느라 여념이 없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검토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정찰 풍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동영상을 트윗하면서 트럼프 정부 시절 자신이 “중국을 여러 차례 저격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도 대중국 강경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은 “군이 격추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중국 대결 태세는 수십 년 동안의 민주당 입장과 대비된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미국은 중국의 인권 우려에 집중했고 현재의 백악관도 “건설적 관여” 정책을 펴면서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오바마 및 트럼프 시절 중국의 야심에 대한 우려가 커져 왔고 정치인들과 유권자들도 중국으로 인한 실업 증가 및 국가 안보 침해에 더 비판적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