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체포안 무더기 이탈표에 '내분' 양상
민형배, 무효표 의원에 "제 발로 나가라"현근택 "무기명 투표 비겁…표결 밝혀라"비명계 "빙산의 일각…다음 부결 장담 못해"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전날(27일) 진행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놓고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탈표를 던진 비명계를 향해 "제 발로 나가라"고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다. 반면 비명계는 이재명 방탄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더 많아 다음엔 체포안 부결을 장담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내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은 예상 밖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 이 대표 체포안 표결에서 최소 31~38표가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반란표에 비겁하다며 비판했다. 민주당계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사 독재정권의 무도한 범죄만들기는 실패했다. 주권자의 뜻대로 이뤄졌다"면서도 추신을 더해 "저 아래 사진의 흘려 쓴 '부'자가, 원래 자신의 필체가 아니라 의도적인 무효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 의원은 제 발로 걸어나가 집을 향하는 게 어떨까"라고 밝혔다. 현근택 전 상근부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당 대표 신병에 대한 표결이었다.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현 전 상근부대변인은 "당원들에게 어떤 표결을 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본인이 밝히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평소 당 대표에 대한 입장을 보면 된다. 표결 이후의 언행은 분명한 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경고 메시지도 던졌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당내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 일원인 김용민 의원은 표결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체포동의안 부결"이라고 전하면서도 "그러나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추가의 글을 한 번 더 올리면서 "이재명 대표가 대선을 이겼으면 자기가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들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처럼회 일원인 문정복 의원은 "진보는 분열해서 망한다"는 짧은 글을 통해 심경을 나타냈다.
반면 비이재명(비명)계는 이번 표결 결과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 정당'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우려라며 다음엔 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표적 비명계 인사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이탈표에 대해 "그 숫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실 빙산은 물 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나"라며 "당의 우려와 걱정을 하는 목소리나 생각들은 상당히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표결 결과에 대해 "저도 그 정도의 숫자는 예상 못 했다"며 "지도부가 저변에 흐르는 분위기를 잘 파악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무효·기권표가) 그 정도 숫자가 나온 것은 우연히 합쳐져서 합산된 숫자가 아니고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것은 맞을 것"이라면서도 "한두 사람이 기획해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도 좀 과대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또 다른 안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어떻게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당 지도부나 전체 당의 대응에 따라서 또 다른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때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무효·기권표를 던졌던 의원들도 가결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며 "(의원들이) 이걸 부결시킬 수도 없고 찬성하기도 그렇다는 복잡한 마음속에 기권 무효한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표결 결과는 '이재명 방탄 정당'으로 계속 가는 것이 맞는지 회의감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런 노선으로 계속 가면 의원들 마음이 떠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슈를 선점하고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을 적확하게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어떤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면서도 "현재 저를 포함한 지도부에 대한 경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 대표 중심으로 형성되어 보였던 민주당 단일대오는 겉보기에만 그쳤던 것으로 풀이되며, 표결 하루사이 당 안팎에서는 이탈 투표자들에 대한 색출 등 공격성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