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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CEO] 내성적인 최태원 회장, '이것'이면 바로 움직인다

등록 2023-03-05 10:00:00   최종수정 2023-03-20 09: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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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

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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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첫날인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SK텔레콤 전시관을 찾아 AI반도체 ‘사피온 X220’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3.02.27. (사진=SKT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끄러움은 많지만 괜찮은 사람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전 회장이 최태원 회장에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을 넘기면서 한 말이다.

사회적기업 가치를 함께 연구하며 오랜 시간 알고 지낸 교수진과 재계 관계자들도 한결 같이 최 회장이 무뚝뚝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만큼 최 회장은 호기심과 학구열이 높다는 평이다. 최 회장은 특히 궁금한 것 앞에서는 누구보다 적극 나선다는 후문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올 들어 두 달여 만에 미국과 스페인 등 7개국 이상을 다니며 한 달 이상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와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그의 '학구열'을 다시 한번 자극했고, 연이은 해외 탐방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2030 부산엑스포 홍보 일정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에 처음 참석하며 미래 먹거리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MWC에서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기술 사피온에 대해 임직원이 "AI 인프라 '강자'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 우수하다"고 설명하자 "엔비디아가 이를 인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곧바로 임직원이 "AI 맞춤형 칩이라 추론 분야 성능이 높고, 공식 기관의 인증을 받았다"고 답하자 최 회장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도심항공교통(UAM) 사업도 최 회장의 관심이 큰 분야다. 최 회장은 UAM 안전의 핵심인 관제 시스템을 어느 정도로 운영할 수 있는지 점검하며 "실제로 해봤나", "동시에 여러 기체가 계속 이륙해도 문제는 없나"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계속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이처럼 평소 임원진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오너지만 새로운 분야를 스스로 공부하며 임직원들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열공 총수'로 유명하다.

2011년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2년 가까이 반도체 공부를 하고, 이렇게 기본 지식을 쌓은 후 인수에 나선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당시 모든 임원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하이닉스 인수를 반대했지만 최 회장은 자신이 직접 터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뚝심있게 인수를 추진했고, 국내 기업사에 M&A 성공 사례로 꼽힌다.

SK그룹이 국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문화를 선도해 온 기업이라고 평가받는 것도 최 회장 특유의 학습 결과다. 

특히 최 회장이 독창적 아이디어로 제안하고 추진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그램은 다보스포럼에서 호평 받기도 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란 '사회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최 회장이 10년 전인 지난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 권한 및 사외이사 역할을 지속 강화하는 것도 최 회장의 의지다. 실제 사외이사 역할이 계속 커져 일반 기업들이 통상 1년에 10회 미만으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과 달리 SK는 60회 가까이 이사회를 열고 있다.

최 회장이 학습을 토대로 낳은 신사업은 항상 SK의 미래 먹거리가 됐고, 그가 실행하겠다고 마음 먹은 ESG 조직 문화는 이제 그룹 경영 전체를 바꾸고 있다.

올해 CES와 MWC를 찾아 '미래 공부'의 한 챕터를 끝낸 최 회장이 이를 토대로 어떤 신사업에 나설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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