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차 어때]"승차감은 내연기관급"…볼보 'C40 리차지' 타보니
제네시스·벤츠 전기차 대비 한결 뛰어난 승차감외관에 비해 단조로운 실내 디자인 아쉬워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편집자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Electric Car)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전기차 모델들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상황입니다. 'e차 어때'를 통해 업체마다 특색이 제각각인 수많은 전기차들을 기자가 직접 타보고, '차알못(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시선에서 장단점을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주행 성능과 디자인, 공간감 등 전기차에 대해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쓰겠습니다. C40 리차지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볼보의 순수 전기차다. XC40 등 소형차에 적용되는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 플랫폼 기반의 쿠페형 SUV다. 볼보코리아는 이 차를 한 마디로 "볼보 SUV의 장점에 첨단 커넥티비티 기술이 더해진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볼보가 디지털 세대를 겨냥해 내놨다고 하는데 과연 '살만한' 전기차일까. ◆승차감 : ★★★★★ 단언컨대 C40 리차지의 가장 큰 장점은 승차감이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와 메르데세스-벤츠 전기차를 타면서 공통적으로 특유의 '울렁임'이 느껴졌다. 예컨대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차량 속도가 급격히 줄었고,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속도가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 때문에 특히 뒷좌석에 탄 동승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차 업계에 따르면 출발과 제동 시 이처럼 울렁이는 느낌은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차 전기모터의 특성 차이에서 온다. 내연기관 엔진은 RPM(분당회전수)이 올라가며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반면 전기차 전기모터는 작동 즉시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전기차의 승차감이 내연기관 차보다 떨어지고, 반면 가속감이 더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C40 리차지에선 무슨 일인지 전기차 특유의 이 울렁임이 없다. 오히려 출발과 정지 시에 내연기관 차와 유사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여기에 레더 프리 소재로 만들어진 단단한 느낌의 시트는 안정감을 더해줬다. 볼보 관계자는 "승차감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라며 "C40 리차지는 모터가 2개 달린 '트윈 모터' 차량으로 마력(408마력)이 넉넉하고, 사륜 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주행감이 매끄럽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 ★★★ 외관은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다. 역동적인 주행을 지원하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새롭게 적용된 투톤의 아치형 루프라인이 시선을 끈다. 아치형 루프라인과 테일게이트에 탑재된 2개의 리어 스포일러는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할 뿐 아니라 실제 주행 안전성에도 도움을 준다. 루프라인과 리어 스포일러는 고속 주행 시 다운포스(공기역학적으로 차체를 노면으로 누르는 힘)을 고속 주행 시 최대 4% 증가시킨다는 게 볼보 측 설명이다. 반면 내장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볼보는 C40 리차지의 내부를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볼보는 "인간 중심 철학과 혁신적 기술이 적용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이를 불필요한 디자인을 최소화해 주행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사실상 앞좌석 인테리어의 시작이자 끝인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이 차가 '과연 2023년에 나오는 차가 맞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디자인이 단순하다.
◆주행 성능 : ★★★★, 가격 경쟁력 ★★★, 전비 : ★★★ 주행감은 직관적이면서도 역동적이다. 볼보는 C40 리차지는 2개의 전기 모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된 고성능 'Recharge Twin(리차지 트윈)' 모델로 운전자가 의도에 따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총 408마력(300㎾)의 고성능 듀얼 모터는 660Nm(67.3㎏•m)의 즉각적인 토크를 통해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7초에 불과하다. 복합전비는 4.1㎞/㎾h로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과 비교하면 평균점은 줄 만하다. 관건은 차량 가격이다. C40 리차지 가격은 친환경 세제 혜택을 받고 개별소비세 3.5% 기준 6483만원이다. 국고보조금 212만원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서울 기준 56만원)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6000만원 초반대가 된다. 국산 전기차를 기준으로 보면 제네시스 GV60과 비슷한 가격대다. 다만 선택지를 전기차 밖으로 넓힌다면 이 가격대에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총평 : "뛰어난 승차감과 주행 성능… 심심한 실내 디자인" 내연기관 차를 떠올리게 하는 뛰어난 승차감과 역동적이면서 직관적인 주행 성능. 외관에 비해 다소 심심한 내장 디자인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C40 리차지는 준중형 전기 SU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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