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13개월 연속 무역적자…1분기, 작년 규모 절반 육박(종합 2보)
中반도체 악화에 수출 6개월 연속↓1Q 적자 225.8억佛…전년, 472.3억佛
[세종=뉴시스]이승주 손차민 기자 = 3월 무역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개월 만에 수출이 550억 달러(약 72조500억원) 대를 회복하고 올해 들어 월별 적자 폭이 줄었다며 개선세를 보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이래, 1분기(1~3월) 적자 규모는 지난해 적자의 절반에 육박해진 데다 '25년 만에 13개월 연속 적자' 기록까지 연달아 경신 중이다. 1일 산업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3.6% 감소한 551억2000만 달러(72조2072억원)를 기록했다. 수입은 6.4% 감소한 597억5000만 달러(78조2725억원)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46억 달러(6조52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550억 달러 대 회복?…반도체·중국 고전에 6개월 연속↓ 3월 수출은 지난 2022년 9월 572억 달러(약 74조9320억원)를 기록한 뒤 6개월 만에 550억 달러 대를 회복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3월 수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감소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 실적이 6개월 연속 감소세란 점이 주목된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차 관련 품목에서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 품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금융부문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지난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IT부문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6%)과 중동(21.6%) 등에서 늘어났지만 중국(33.4%)과 아세안(21.0%) 등에서는 줄었다. 산업부는 "중국과 아세안에 수출하는 반도체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면서도 "최근 이들 내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이 세계 경제 둔화 등의 요인으로 수출입 모두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에너지 감소…수입 감소세 계속 앞서 무역수지를 악화시켰던 요인 중 하나였던 수입 증가세는 잦아드는 분위기다. 수입은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한 597억5000만 달러(78조2725억원)를 기록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유가 등의 하락으로 원유(6.1%)와 가스(25.0%) 수입 모두 감소하면서 3대 에너지 수입은 11.1% 감소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은 반도체(10.6%)와 철강제품(12.4%) 등에서 줄었다. 반면 이차전지 관련 수산화리튬은 368.1%, NCM산화물 리튬염 69.4% 등 품목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수입규모는 지난해 12월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며 "에너지 외 일평균 수입은 2월에 이어 3월에도 18억 달러 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월별 무역적자 폭은 줄고 있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126억5000만 달러(약 16조5715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52억7000만 달러(약 6조9037억원), 이달 46억2000만 달러까지 점차 감소했다. 지난달 적자 규모는 1월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이를 두고 산업부는 "적자규모가 점차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앞뒀던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32억6740만 달러)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1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225억8000만 달러(약 29조5798억원)로 지난해 전체 적자 규모(472억3000만 달러)의 절반(236억1500만 달러) 수준에 근접해졌다. 심지어 13개월 연속 적자행진이란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제조기반 수출국 공통적 현상?…"상반기 예산 집중 투입" 산업부는 이 같은 무역적자와 수출 둔화세는 중국·일본 등 수출강국도 경험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으며,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지난 1월까지 감소세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19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은 지난해 11월 이후 큰폭 수출 감소세를 겪었다. 지난 1월 수출 실적은 20.6% 하락했다. 이 장관은 "에너지 수입은 감소하는 등 일 평균 수입은 지난 1월 이후 감소하면서 무역적자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만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모든 지원역량을 총 동원하겠다"며 "수출 회복을 위해 수출지원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고 원전·방산 등 수출 동력 확충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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