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취직 불이익' 요구…교육부 "사회적 논의 필요"[일문일답]
'졸업 후 4년 보존' 이유는…"N수생 급감 고려""취업 불이익은 민간 기업이 판단해야 할 문제"
오승걸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관련 사전브리핑에서 "취업시까지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대학 진학 이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 취업까지 영향을 고려한 것인지 묻는 질문이 계속되자 그는 "기업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의 핵심은 징계 기록 보존 기한 연장과 대입 반영 의무화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받은 전학 조치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보존 기한이 초·중·고 졸업 후 4년으로 늘어난다. 출석정지, 학급교체도 졸업 후 4년을 원칙으로 하되 졸업 직전 심의로 지울 수 있다. 대입은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학교폭력 조치를 필수 반영한다'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다음은 오 실장,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국장), 김혜림 인재선발제도과장과의 일문일답. -학교폭력 징계 기록의 보존 기한을 졸업 이후 최대 4년까지 늘리고 졸업시까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경각심을 주겠다고 설명했다. 어떤 의미인가. "불이익을 통해 경각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책임이 뒤따른다는 교육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간을 4년으로 한 것은 대입 3수까지 많이 하는데 4년 지나면 (수능 응시생이) 급격히 줄어드는 점을 감안했다." "(고 국장)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영향을 받는다. 중학교에서 (학교폭력 가해로 받은)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조치는 고등학교 입시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학원 진학, 취업에도 불이익을 준다는 의미인가.
-대학 입시에서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반영되나. "전형, 모집단위에 따라 지원을 제한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교육대학, 사범대학에서 인성을 바탕으로 하는 전형이면 지원 자체를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 과장) 일률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 개별 대학에 따라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반영할 수 있다. 의견 수렴을 해 보니 학교장 추천 전형은 이번(정순신) 사태 이전부터 (징계 기록이 있을 시 탈락시키는 것을) 고민하는 대학들이 있었다." -대학들에게 학교폭력 반영 방법에 대한 지침(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김 과장) 대학마다 운영하는 대입 전형이 굉장히 다르다. 총점부터 전형 요소 반영 비율까지 제각각 달라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전형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들이 학생부 징계 기록을 정시에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형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지원 방안이 있나. "(김 과장) 물리적으로 기간이 부족해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대학들도 대입에서 학교폭력 조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하고 있다." -학교폭력 징계를 받고 자퇴한 경우는 어떻게 대학 입시에 반영하나. "(김 과장) 자퇴생은 (고교에서) 온라인으로 학생부가 제출되지 않기에 학생들로부터 대학이 (서면 학생부를) 제출 받는 형식으로 할 예정이다."
"(김 과장) 고등교육법상 사전예고제 때문이다.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은 대학 협의체에서 수립하는 것으로 대학별 대입 전형의 기준과 원칙을 정하는데, 입학일로부터 2년6개월 전에 정해야 한다. 이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1년10개월 전 발표한다. 고3 대입은 이미 지난해 4월말에 확정돼 수험생의 예측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므로 당장 반영하기 어렵다." -징계 수위가 엄중해지는 만큼 불복 소송이 늘어날 텐데 여기에 대해서 보완책이 있는가. "학생부 기록 삭제 요건을 대폭 강화하려 한다. 피해 학생의 동의 확인서가 필요하다. (학내 전담기구에서) 기록 삭제 심의를 할 때 불복 소송 상황을 했거나 패소했는지 여부를 반영하게 할 계획이다." -가해자가 징계 기록을 학내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삭제할 때 피해자 동의를 구하게 했는데, 피해자를 압박해 동의서를 받아내는 일을 막을 방법이 있나. "법률적으로 (가해자에게) 접촉, 협박, 보복 금지 조치를 의무화했다. 나아가 확인서를 요구할 때 당사자 간에 만나서 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화해 관계 전문가의 입회하에 동의서를 받는 것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매뉴얼 등을 보완하겠다." -과거 학교폭력 징계 기록 보존 기한을 축소해 오면서 교육부가 스스로 경각심을 약화시킨 게 아닌가. 정순신 사건을 계기로 기조를 갑자기 바꾼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은. "2012년 이후 학생부에 기록 보존 기간이 지속적으로 완화돼 왔다. 오히려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반비례적으로 늘어났다. 엄벌주의가 반드시 학생에 대한 비교육적 수단이라 보지 않는다. 사회가 갖는 규범, 타인 배려, 존중은 인성교육의 핵심 요소다." -교사들이 학폭 관련 담당 업무를 맡길 꺼려하는 분위기가 만연한데, 지원 방안이 있는지. "(학교폭력) 책임 교사에 대한 수업 부담을 대폭 줄여주거나 수당, 승진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 정당한 교사 지도에 불응하는 것을 교권침해 행위로 규정했고, 분쟁·소송에 휘말릴 때 고의나 중대 과실이 아니라면 면책권을 부여하는 관련 법령을 마련하겠다.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권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