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이유 "준비한 걸 포기할 줄 알아야죠"
이병헌 감독 새 영화 '드림' 다큐 PD역"이병헌식 빠른 대사 적응에 애먹어""준비한 거 포기할 줄 알아야 호흡 맞아""그간 어두운 역 많아…밝은 인물 원해"[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공개 순으로 보자면 배우 아이유(30·이지은)가 처음 주연을 맡은 장편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2022)다. 다만 먼저 선택했고 먼저 촬영한 작품은 오는 26일 개봉하는 이병헌 감독의 새 영화 '드림'이다. 그래서 '드림'이 아이유의 첫 번째 영화 주연작이라고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유는 2011년 드라마 '드림 하이'로 연기를 시작한 13년차 배우. 하지만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매번 자신을 "초심자"로 낮춰 부른다. '드림' 공개를 앞두고 만난 그는 정말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간 듯 첫 영화 현장에서 연기 호흡에 관해 배웠다고 했다. "제가 준비한 걸 얼마나 빠르게 버릴 수 있는냐가 중요하더라고요.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가 있잖아요. 게다가 저 혼자 연기하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려면 내 대사만 하고, 제가 준비한 것만 할 순 없었어요. 준비한 게 있더라도 그걸 상황에 맞춰서 버릴 수 있을 때 호흡이 맞아 간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거죠." 영화 '드림'에서 아이유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 '소민'을 연기했다. 소민은 헝가리에서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노숙자 출신 남성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극적으로 담아 시청률 대박을 노린다. 나아가 더 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말썽을 일으키고 자숙 중인 축구선수 '홍대'(박서준)를 감독으로 영입한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소민과 홍대 그리고 노숙자 출신 축구선수들이 동고동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만큼 많은 배우가 매번 함께해야 하는 현장이었다. 물론 아이유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드라마에선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명확하고, 두 인물이 극을 이끌죠. 저는 주로 여자 주인공 역을 맡아왔고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영화 쪽으로 오면 더 다양한 배우들이 어우러지는 작품이 끌리더라고요. 캐릭터가 하나 하나 살아있고 함께 어우러지는 대본을 읽을 때 희열이 컸어요. '드림'이나 '브로커' 두 작품 모두 그래서 골랐던 것 같아요."
'드림'은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이병헌 감독의 새 영화다. 이 감독 영화스러운 코미디가 있고 특유의 재기 넘치는 대사로 가득차 있다. 아이유는 처음에는 이 감독 영화 현장에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리딩 때보다 대사를 더 빠르게 해달라고 했어요. 당황스럽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말이 빠르지 않은 편이고 목소리도 낮다보니까 대사 속도를 높이는 게 만만치 않았어요." 이 감독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스태프·배우들과 반복해서 작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이 워낙 호흡이 잘 맞다보니 예정된 촬영 시간보다 한 두 시간 일찍 끝나는 일이 흔하다. 아이유는 모두가 호흡이 잘 맞는데, 나 혼자 따라가지 못한다는 부담감에 더 열심히 연기 준비를 해갔다고 했다. "감독님이 요구할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놓고 준비해갔어요. 하지만 매번 제 예상을 벗어나더라고요.(웃음)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중압감이 심했어요. 그런데 제 예상을 벗어나는 그 상황에도 조금씩 적응이 되더라고요. 촬영 중반부터는 그래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아무래도 막내라고 너무나 큰 배려를 해준 선배님들 덕분인 것 같아요." '드림'에서 아이유가 연기한 소민은 그가 지금껏 연기한 배역 중 가장 가벼운 인물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나 영화 '브로커'에서 보듯 아이유는 대체로 사연 많은 캐릭터를 맡아왔다. 그가 소민을 연기하기로 결심한 데는 소민이 그간 연기한 인물 중 특별한 전사(前史)가 없는 인물이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줬다. "제가 맡은 역할이 저한테 영향을 주더라고요. 연기할 땐 몰랐는데 지나고나니까 그랬어요. '호텔 델루나'만 해도 어두운 작품은 아니지만 사연이 많잖아요. 밝은 인물을 연기하는 데 갈증이 있었어요. 소민을 연기해보니까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다는 걸 느껴요. 밝은 역할 하면 저 역시도 밝고 심플해져요." 2008년 가수로 데뷔해서 많은 곡을 성공시켰고, 출연한 드라마 역시 대체로 호평받았다. 다만 영화 쪽으로 넘어오면 흥행 면에서 '대박'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아직 없었다. 아직 작품수가 많지 않은 것도 있고 상업적 성공과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림'은 다르다. 1600만 영화를 만든 흥행 감독이 만든 작품이고, 쉽고 따뜻한 메시지로 더 많은 관객을 공략하는 게 목표인 영화다. 그는 "뭘 하든 잘 되면 좋은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제 두 번째 주연작입니다. 하지만 주연 배우로 참여하는 거니까 최대한 잘 되길 바라죠. 이제 '드림'을 최대한 열심히 알려보려고요. 홍보를 게을리 하면 안 되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